서울아산병원이 개발한 첫 번째 방사성의약품 신약이 호주 바이오 기업에 기술이전되며 호주·뉴질랜드 시장으로 본격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아산병원은 김재승 아산병원 핵의학과 교수팀이 지난 2008년 개발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신약 허가를 획득한 파킨슨병 진단을 위한 방사성의약품 ‘FP-CIT’가 호주 싸이클로텍사와 1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3일 밝혔다.
FP-CIT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할 때 주입하는 약물로 사람의 뇌 속 도파민 운반체의 분포와 밀도를 측정해 파킨슨병을 진단해내는 원리를 가지고 있다. 2008년 국내 신약 허가를 얻은 후 국내 약 4만명의 파킨슨병 환자들의 진단·진료에 사용돼왔지만 제조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지금까지는 국내에서만 사용돼왔다.
뛰어난 임상 결과를 내고 있는 FP-CIT의 해외 기술이전을 추진하기 위해 김 교수팀은 2016년 독일 컨설팅사 BGM 및 듀켐바이오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해외 수출 위임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컨소시엄은 다국적 제약사들과 여러 협상을 진행했고 첫 번째 결과물인 이번 호주 싸이클로텍사와의 계약이 이뤄진 것이다. 컨소시엄 측은 “현재 미국·유럽연합 등 총 10개국과 최종 계약 조율을 진행 중으로 연내 대규모 추가 계약 또한 기대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좀 더 높은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물론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 환자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FP-CIT의 해외 수출은 병원이 중심이 돼 신약 개발부터 허가, 허가 후 임상적 적응증 확대 및 우수성 연구를 지속적으로 시행해온 결과물을 해외에서 인정받은 좋은 선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파킨슨병 외에도 치매·암·혈관질환 등 기존 진단기술로는 밝히기 어려운 질병의 조기 진단을 위해 다양한 종류의 방사성의약품 신약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미국·유럽 등에서 파킨슨병 진단 시장 규모는 2,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며 향후 큰 규모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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