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조정기에도 이익을 얻기 쉬울 뿐 아니라 절세 효과까지 더해진 커버드콜 펀드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을 중심으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출시된 신한BNPP운용의 ‘신한BNPP커버드콜’ 펀드는 8월 30일 기준 설정액이 1조5,151억원에 달한다. 출시 7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판매액 1,000억원, 지난 5월 5,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특히 최근 3개월간 급격히 자금이 쏠렸다. 커버드콜 펀드는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면 콜옵션(미리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해 지수가 떨어질 때도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얼마나 오를지 알 수 없는 지수 대신 안정적인 옵션 프리미엄을 좇는 방식이다.
커버드콜 펀드가 인기를 얻자 신한BNPP운용은 지난 2월 목표전환형 커버드콜 펀드를 출시한 데 이어 7월에는 유럽 증시에 투자하는 ‘신한BNPP유로커버드콜’ 펀드를 선보였다. 유로커버드콜 펀드는 7월 10일 출시 이후 8월 30일까지 총 640억원의 자금이 몰리는 등 상당한 인기다. 지난달에는 기존의 코스피200 커버드콜 전략에 원달러 환율 커버드콜 전략까지 더해진 ‘신한BNPP코리아듀얼엔진커버드콜’, 홍콩 증시에 투자하는 ‘신한BNPP홍콩H커버드콜’도 출시됐다.
업계에서는 코스피 상승에 따른 부담감에 커버드콜 펀드의 수요가 늘어났다고 분석한다. 최근 1개월 동안 코스피지수는 2.65% 떨어졌지만 신한BNPP커버드콜 펀드는 1.19% 하락하는 데 그쳤다. 올 들어 수익률은 7.2%, 1년 수익률은 11.21%다. 상승기에는 지수보다 성과가 떨어지지만 증시 하락기나 조정기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셈이다.
특히 커버드콜 펀드는 대부분의 수익이 비과세라는 점 때문에 자산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일반 주식형·주식혼합형 펀드는 국내 주식 매매차익에서만 비과세 혜택을 받지만 커버드콜 펀드는 주식 매매차익뿐 아니라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에도 비과세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해 8%의 수익을 냈을 때 수익금 80만원에 세금을 떼이지 않고 고스란히 챙길 수 있다.다만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커버드콜 펀드는 해외 주식 투자 수익에 세금이 붙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신한BNPP커버드콜 펀드가 인기를 얻자 다른 운용사에서도 상품 출시에 나섰다. 마이다스자산운용은 올 초 기존 커버드콜 펀드의 S클래스(펀드슈퍼마켓 가입 전용)를 선보였다. 지난 6월 동부자산운용이 내놓은 ‘동부커버드콜2.0레버리지’는 콜옵션 프리미엄을 2배로 추구한다. 삼성자산운용도 지난달 10일 ‘KODEX 미국S&P고배당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했다. 일본은 커버드콜 펀드 순자산만 10조원에 달하는 등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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