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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과세 등 헤알화 국채 매력에도 달러채권 투자로 환위험 줄여야

[신흥국 재테크 지도 ]<중> 다시 들썩이는 브라질 국채

5개사 판매 올 신흥국채권 중

브라질이 3조원대 절대 우위

대세 투자상품으로 부상 불구

美 금리인상에 보유 자산 축소

신흥국 통화 변동성 커질 가능성





브라질 국채는 올해 최고의 재테크 상품으로 손꼽힌다. 3조원 가까이 팔리며 자산가들의 대세 투자상품으로 급부상한 브라질 국채 가격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25일 브라질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8.25%에서 7.50%로 다시 낮췄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중앙은행의 통화완화정책이 끝나가고 있는 만큼 예전과 같은 고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에 틈새 상품을 찾는 자산가들의 투자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 등 5개사가 판매한 신흥국 채권 규모는 약 3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7,900억원보다 343% 이상 늘었다. 국가별로는 브라질이 3조3,942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사우디아라비아(650억원)와 러시아(180억원), 멕시코(177억원) 등이 뒤를 잇고 있기는 하지만 절대적으로 브라질에 대한 인기가 높다. 유준규 NH금융플러스 PB팀장은 “우리나라나 선진국과 달리 신흥국은 여전히 높은 금리로 채권에 투자 매력이 있어 고객들이 관심을 가지는 상황”이라며 “특히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브라질 국채를 이미 포트폴리오에 담은 고객들은 신흥국 채권을 일부 편입하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브라질 국채, 특히 현지통화표시 채권의 인기는 환율에 대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꾸준하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올해 초 브라질 국채를 매수한 투자자는 약 9.4%의 수익을 거뒀다. 헤알화 환율에 따른 손실을 제외하면 18.6%에 달한다. 지난해 70%에 달했던 수익에 비해서는 환율로 인해 대폭 줄었지만 해외부동산 상품이 5%대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김현준 미래에셋대우 리테일외화채권팀장은 “브라질 국채는 러시아·멕시코·인도네시아 등 다른 신흥국 국채보다 금리가 높은데다 채권 이자와 환차익 전액에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말했다.

브라질 국채의 인기는 원·헤알화 환율이 현재 340원대로 떨어지며 더 높아졌다. 물론 환율바닥을 310원대로 보는 전문가도 있지만 지난 2010년 6월 699원86전으로 700원 근처까지 상승했던 것을 기억하면 환율은 무릎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연말로 갈수록 경기회복세가 강화되는 점도 채권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브라질의 금융자산은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기소처리와 연금개혁안의 통과 등 내부 이슈에 의해 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면서도 “대내외적 환경이 개선되면서 이러한 변동성을 감당할 수 있는 대응능력이 높아졌다고 판단되는 만큼 브라질 채권의 꾸준한 분할 매수를 권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흥국 투자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높다. 미국이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행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다 보유자산 축소도 함께 이뤄지기 때문이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과거 2013년 미국이 테이퍼링(양적완화)을 시작하면서 신흥국 통화와 금리가 크게 흔들리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번에는 당시만큼의 텐트럼(긴축발작)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금리 인상과 자산축소가 맞물리는 만큼 신흥국 금리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흥국 채권 투자에도 위험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달러표시채권에 투자해 환율 변동으로 인한 위험을 줄이는 것이다. 신흥국의 통화는 글로벌 시장의 상황에 따라 크게 흔들리는 경향이 있는데 현지통화표시채권의 경우 이 같은 변동성이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러표시채권은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인데다 채권 투자로 인한 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 정연우 신한금융투자 수원지점 PB는 “달러표시채권의 경우 매도한다고 해도 달러로 계속 가지고 있어 부담이 적으며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채권 이자까지 받을 수 있어 긍정적”이라며 “단순 채권 투자를 넘어 달러 자산을 보유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국가에서 발행된 채권이라고 하더라도 달러표시채권이 현지통화표시채권보다 수익률은 낮지만 부도 위험도 낮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11년 808억달러에 그쳤던 달러표시채권 발행량은 지난해 1,559억달러로 증가했다. 올해의 경우 벌써 1,352억달러(10월10일 기준)를 기록하고 있어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박태근 삼성증권 WM리서치팀 연구원은 “미국 국채금리가 기대인플레이션의 안정으로 박스권을 보이면서 올해 달러표시채권의 펀더멘털 여건은 대체로 우호적이었다”며 “유가 상승으로 신흥국 전반의 펀더멘털 개선 및 신용위험 완화로 나타나 채권 가격상승으로 반영됐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원화 강세도 달러표시채권의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지난해 말 1,20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현재 1,110원대로 하락했다. 한광열 연구위원은 “원화가 지금 워낙 강세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신흥국들의 통화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이라며 “신규매수에는 긍정적이지만 보유채권은 원화 강세로 수익률이 떨어지는 만큼 헤지를 통해 투자 위험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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