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스 커피가 여의도 중심지에서 스타벅스를 쫓아내고 자리를 잡았다. 매각을 앞두고 공격적인 점포확장에 나선 것으로 업계 1위인 스타벅스가 할리스에 밀려 짐을 싼 것을 두고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할리스 커피는 최근 여의도 하나금융투자점 건물주인 코람코자산신탁과 계약을 맺었다. 스타벅스가 쓰던 1층과 2층, 약 80평에 이르는 공간을 사용할 예정이다.
서울 여의도역 인근의 하나금융투자빌딩은 주변에 금융감독원·FKI타워·IFC서울·KT 타워·한화금융센터 등 대형 사무실을 두고 있다. 여의도공원·한강공원·IFC몰 등 편의시설도 많아 유동인구도 풍부하다. 스타벅스는 핵심상권인 이곳에 지난 2002년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으나 국내 토종 브랜드 할리스에 자리를 내주게 됐다.
할리스는 높은 수준의 임차료를 제시하며 스타벅스를 내쫓고 ‘명당’ 자리를 꿰찬 것으로 알려졌다. 이 건물의 평균 임대가격은 세금을 제하고 평당 보증금 78만원, 월 임대료 7만8,000원 수준으로 할리스는 보증금 6,240만원에 월 624만원가량을 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스타벅스는 매출의 일정 비율을 임대료로 내는 수수료방식으로 주로 임대를 한다. 월 매출을 1억원으로 가정하면 수수료율 13%가 적용돼 세금을 제하면 1,300만원가량이 월 임대료인 셈이다. 임대업계 관계자는 “수수료방식은 건물주 입장에서 매출의 변동성이 클 수도 있어 그만큼 위험도가 있다”며 “몇 달 새에도 임대료가 몇 백만원씩 오르는 상권의 특성상 5~10년씩 장기계약을 맺는 스타벅스가 곱게 보일 리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인지한 할리스 측이 스타벅스의 임차료의 세 배 수준을 제시하며 코람코와 협상을 했다는 후문이다.
할리스가 통 큰 베팅으로 이곳에 입점한 것은 매각을 염두에 두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할리스 점포는 직영점 93개, 가맹점 385개로 총 478개다. 그중 여의도에 위치한 곳은 KBS본관점으로 서여의도 한 곳뿐이다. 지난해 동여의도 에스트레뉴 빌딩 점포가 철수함에 따라 동여의도 점포 개설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대주주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무리해서라도 자리를 꿰찼다는 분석이다. 할리스는 8월 말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근처에 100번째 직영점을 연 데 이어 강남역·신논현역·가로수길 등 임대료가 높은 핵심 상권에 직영점을 신규 설립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임세원·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