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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기 고사양화...비수기 잊은 삼성전기

주력 MLCC 공급 부족에 가격↑

마진 개선...4분기 실적증가 전망

美 연말 쇼핑 시즌 수혜주로도 주목

증권사, 목표주가 13만원대로 상향





‘2018년은 최고의 한 해가 될 것.’ 삼성전기(009150)에 대한 증권가의 기대감이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문제로 부진했던 실적은 이미 정상 궤도로 돌아왔다. 정보기술(IT) 분야의 고사양화와 제품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이 맞물려 내년에도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적 개선의 최대 공신은 전체 영업이익의 80%를 차지하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다. MLCC는 전자제품의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제어하는 부품으로 스마트폰·자동차 등에 쓰인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애플 등에 MLCC를 공급해왔다.

업계에서는 MLCC 가격이 상승하면서 삼성전기의 실적을 꾸준히 끌어올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일본에서 발표된 지난 9월 MLCC 가격은 이미 전년보다 24.4%, 전월 대비 8% 상승하며 2015년 3월 이후 3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쟁 관계인 일본 MLCC 업체들이 전기차용 MLCC 생산시설 확대에 집중하면서 IT용 MLCC는 물량이 부족한데도 생산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 측면에서도 스마트폰 같은 소형 IT 기기가 점점 고사양화되면서 MLCC 탑재량 자체가 늘고 있다. 예를 들어 애플의 ‘아이폰X’는 홈버튼을 없애고 전면 디스플레이와 듀얼카메라, 3D센싱 카메라 등을 적용했다. 이 같은 신기능이 확대될수록 기기 한 대당 MLCC의 사용량은 증가한다.



덕분에 전통적인 비수기인 4·4분기에도 실적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4·4분기는 스마트폰 재고 조정으로 실적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올해는 MLCC의 양호한 수급 환경에 따른 마진 개선으로 실적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2·4분기 -33억원에서 3·4분기 -4억원까지 적자 개선을 달성했던 기판(ACI) 사업부도 4·4분기에는 흑자 전환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북미 시장으로의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 공급 확대 덕분이다.

삼성전기는 연말 쇼핑 시즌의 수혜주로도 꼽힌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블랙프라이데이 등 미국 연말 쇼핑 시즌이 다가오면서 선진국 경기와 관련이 깊은 전기전자 업종도 수혜가 클 것”이라며 삼성전기에 대한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이는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까지도 실적 개선의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전체 증권가의 삼성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115억원이다. 지난해 실적이 워낙 부진했던 탓에 전년 대비 증가율이 1,177%나 된다. 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내년 영업이익이 5,875억원을 기록, 90%에 가까운 영업이익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기대감에 힘입어 삼성전기의 주가는 올 들어 114% 상승했다. 증권가에서 제시하는 삼성전기의 평균 목표주가는 13만1,700원이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도 꾸준히 삼성전기를 순매수하고 있다. 최근 1개월 동안 외국인의 삼성전기 순매수 금액은 1,382억원, 기관은 662억원으로 집계됐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9년에도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스마트폰 한 대당 MLCC 사용량이 4G 대비 20~3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자동차 IT 기능 확대와 자율주행차·전기자동차 모델 수 증가도 MLCC 사용량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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