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241560)은 해외 주택경기 개선을 등에 업고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가 늘어나고 있는 종목이다. 올해 상승장에도 주가는 좀처럼 기지개를 켜지 못했지만 앞으로의 업황과 수익성 개선 전망을 감안할 때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 미국 세제개편안 통과에 따른 법인세 인하는 덤이다.
2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두산밥캣의 영업이익은 4,420억원으로 전년보다 6.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두산밥캣이 내년에도 4,63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부터 연 매출 7,000억원대의 중장비 영업을 두산인프라코어에 넘기기로 하면서 2018년 매출은 줄어든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내년 매출액 전망치는 올해(4조590억원)보다 적은 3조원 후반대다. 하지만 이익률이 낮았던 사업부인 만큼 오히려 전체 이익률은 개선될 것으로 추정된다.
두산밥캣의 주가는 올 들어 연초보다 오히려 약 2% 하락한 3만5,000원대를 나타내고 있지만 증권가의 평균 목표주가는 4만5,877원이다. 그만큼 상승 여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1,013억원 규모로 순매수하는 등 관심도 점차 높아지는 모습이다.
두산밥캣에 기대를 걸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업황 개선이다. 두산밥캣은 글로벌 소형건설장비 점유율 1위로 특히 선진국 시장에서의 매출 비중이 높다. 우선 핵심 시장인 미국의 주택시장은 현재 호황을 누리고 있다. 수요가 늘었는데 공급은 부족한 탓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 12월 주택시장지수는 예상보다 높은 74로 지난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택건축승인지수도 개선세를 보이는 가운데 단독주택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이후 반등하고 있다. 두산밥캣의 주력 제품인 소형 건설장비 판매가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두산밥캣 매출의 28%를 차지하는 유럽 지역도 주택시장 활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중장비업체인 캐터필러의 소매판매가 올 하반기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점 등이 유럽 주택시장 회복의 주된 단서”라며 “두산밥캣이 지난 3년간 유럽 지역의 구조조정을 거쳐 생산·관리 효율화를 이뤘고 현지 시장에 소형 굴삭기 신모델을 출시하면서 매출 반등을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밥캣은 미국 세제개편의 수혜주로도 꼽힌다. 세제개편안은 내년 2월부터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추는 방안을 담고 있으며 20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표결을 통과했다. 두산밥캣은 매출의 66%가 미국에서 발생한다. 김효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캣의 내년 유효법인세율은 38% 수준으로 추정됐는데 세제개편안 통과로 28%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따라 두산밥캣의 내년 순이익도 기존 추정치보다 16%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KB증권도 미국의 유효법인세율이 지금보다 10%포인트 낮아질 때 두산밥캣의 내년 예상 주당순이익(EPS)이 2,711원에서 3,125원으로 15.3%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따라 주가수익비율(PER)도 13.6배에서 11.8배로 낮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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