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033780)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에 쓰이는 전용 담배 ‘핏’(Fiit·사진)의 가격이 오른다. 출시 당시 불거졌던 세금 관련 문제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을 지키지 못한 셈이다.
KT&G는 9일 핏의 소비자가격을 오는 15일부터 종전보다 200원 오른 4,500원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조정된 가격을 적용하면 한국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에 사용되는 전용 담배 ‘히츠’와 같아진다.
회사 측은 핏의 가격 인상에 대해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과되는 제세부담금 중 지난해 말 개별소비세, 국민건강증진부담금에 이어 올해 1월 담배소비세와 지방교육세가 각각 오른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제세부담금의 인상 폭이 1,000원 이상이지만 소비자 부담과 물가상승 우려 등을 반영해 가격 조정은 최소화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가격 인상은 지난해 11월 출시 당시 당분간 핏의 값을 올릴 계획이 없다고 밝힌 지 약 두 달 만에 방침을 뒤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릴의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임왕섭 KT&G 상무는 “개별소비세의 세율이 올라가도 현재로서는 가격 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세제에 따른 인상 여부는 검토하겠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서 다소 공격적인 마케팅을 할 수도 있다”며 오히려 다른 제품보다 저가 정책을 유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KT&G 측은 “처음 수면 위로 떠올랐던 개별소비세 외 다른 제세부담금도 뒤따라 오르면서 인상 폭이 예상보다 커졌다”며 “그 외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진입에 따른 초기 투자비용, 시장 상황 등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라고 밝혔다.
한편 릴은 지난해 11월 서울지역에서 공식 출시된 이래 한 달 여만에 5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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