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픽업 트럭형 중형 SUV ‘렉스턴 스포츠’가 출시 초기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 모습이다. 쌍용차(003620)가 ‘티볼리’로 보여준 저력을 재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이달 9일 렉스턴 스포츠 출시 후 6영업일 만인 17일까지 5,500대 계약됐다. 출시 전 사전 계약이 2,500여대였는데 출시 후 실물을 본 고객들의 주문이 하루 평균 500대씩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렉스턴 스포츠의 계약 속도는 앞서 큰 인기를 끈 소형 SUV ‘티볼리’를 앞지르고 있다. 2014년 12월 12일 사전 계약에 돌입한 티볼리는 한달여 만에 4,200여대가 계약된 바 있다. 렉스턴 스포츠가 현재 흐름대로만 간다면 또 한번 대박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쌍용차 관계자는 “예상보다 주문이 많아 제때 물량을 공급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렉스턴 스포츠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국내 유일의 픽업 트럭형 SUV라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경쟁 모델이 딱히 없다. 여기에 프리미엄 대형 SUV G4 렉스턴의 뼈대인 풀프레임 바디를 차용하고 디자인 역시 G4 렉스턴을 닮아 웅장함을 강조했다. 가격 설정도 한몫했다. 렉스턴 스포츠의 가격은 2,320만~3,058만원인데 현대차의 준중형 SUV ‘투싼’과 가격이 비슷하다. 하지만 차체 크기나 실내 공간은 중형 SUV인 싼타페보다 더 크다. 픽업트럭형태라 적재 공간도 넓다. 가성비를 대폭 끌어 올리자 고객들이 계약으로 응답한 셈이다. 렉스턴 스포츠는 화물차로 등록 가능해 연 자동차세 2만8,500원인 점도 장점이다.
쌍용차는 코란도 스포츠를 렉스턴 스포츠로 이름을 바꾸면서 프리미엄 감성을 강화했다. 뛰어난 오프로드 주행 성능뿐 아니라 도심에서 세단처럼 쓸 수 있도록 소음 진동 부분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 국내 SUV 중 가장 큰 9.2인치 실내 디스플레이만 봐도 쌍용차가 얼마나 신경을 많이 썼는지 알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티볼리와 G4 렉스턴 출시 후 쌍용차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점도 이유”라며 “쌍용차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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