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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때 소화설비 작동안하면 사망자 17.5배나 늘어난다"

보험연구원 리스크 분석

재산피해 46배로 불어

최근 밀양·제천 등 대형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화재시 건물에 설치된 소화설비가 작동하지 않으면 사망자가 17.5배나 늘어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손해보험사가 화재보험의 보험료 할인을 소화설비의 실제 작동 여부와 연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험연구원은 28일 키리(KIRI) 리포트에 게재한 ‘보험료율과 화재 리스크관리 연계방안’ 보고서에서 “보험사가 계약자의 실질적인 화재 리스크 관리를 유도하기 위해 보다 효과적으로 보험료율 체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화재에 따른 인적·재산피해 규모가 건축물에 설치된 소화설비의 작동 여부에 따라 큰 차이가 났다. 지난 2016년 기준 소화설비가 효과적으로 작동했을 경우 화재 1건당 사망자가 0.002명 발생했으나 작동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화재 1건당 0.035명으로 17.5배로 급증했다.

부상도 소화설비가 작동하지 않았을 경우 화재 1건당 0.105명으로, 작동했을 때의 0.084명보다 많았다.

특히 재산피해에 있어서 차이가 컸다. 소화설비가 제대로 작동했을 때 화재 1건당 1,400만원이 발생하지만 작동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6억6,300만원으로 46배로 불어났다.

보고서는 소화설비와 같은 하드웨어적 측면만을 고려한 것이어서 안전관리 등 소프트웨어적 측면을 감안하면 인명·재산피해의 차이는 더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손해보험사는 보험개발원의 소화설비규정에 따라 소화설비를 설치한 계약자에 대해 심사를 거쳐 설비별로 보험료를 할인해주고 있다. 보고서는 화재보험의 소화설비할인을 소화설비의 실제 작동 여부와 연계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화재보험협회가 소화설비 운영실태를 평가한 결과에 따르면 소화설비별로 양호율이 79∼98%였다.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소화설비할인을 받았으나 실제 화재 발생 시 해당 설비가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기형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일본은 소화설비의 실질적인 작동을 유도하기 위해 설비 자체의 성능과 유지관리 등을 평가해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이런 요율체계 운영으로 손해보험회사가 화재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리스크 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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