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GM에서 한국GM에 빌려준 돈(올드머니)을 전부 출자전환 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해왔고 우리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입장을 확실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GM의 뉴머니(신규 투자자금)에 한해서 산업은행이 (보유지분만큼) 협조할 수 있다”며 “뉴머니는 에쿼티(equity·유상증자)가 될 수도, 대출(loan)이 될 수도 있는데 (GM에서는) 에쿼티 쪽으로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GM이 기존 한국GM 대출금은 출자전환하고 신규투자의 경우 유상증자를 추진할 것이라는 사실이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이 회장은 “GM과 산업은행의 한국GM 지분율이 83대17이기 때문에 산업은행이 모든 걸 결정할 수 없다”면서 “주어진 한도 내에서 레버리지를 확대해 생산적 결론을 내기 위해 배리 엥글 GM인터내셔널 사장을 만나서도 여러 가지 요구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GM 측에 한국 내에서 한국GM을 지원하는 것에 대한 반대 정서가 강한데 결자해지 차원에서 GM 본사가 이를 풀어야 한다고 얘기해줬다”고도 했다. GM이 장기적 플랜을 만들어 한국GM이 생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GM의 국내 잔류 의지에 대해서는 “내가 속단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엥글 사장이 ‘굿 코리안 시티즌(좋은 한국 시민)’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지난 14일 “한국GM의 신차 배정과 한국 잔류 의지를 확실히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부에서는 한국GM의 부실에 대한 비판여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최 위원장과 이 회장이 GM 측의 말만 믿고 너무 낙관적인 기대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GM과의 협상창구나 다름없는 두 사람이 대외적으로 전달할 메시지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회장은 또 “엥글 사장과 많은 부분에 동의했으며 GM 측이 실사에 성실하게 협조하겠다고 약속하는 확약서는 아직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엥글 사장이 자신에게 구두로 신차 배정을 100% 확신했다”며 “(엥글 사장이) 구두로는 100% 확신하는 식으로 얘기했지만 문서상으로는 자꾸 ‘이프(IF·만약)’ 등의 단어가 들어간다”고도 했다.
한편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노조와 만남에 대해서는 “(노조가 요구하는) 해외 매각 철회를 전제로는 곤란하다고 했다”면서도 “(그런 것 없이) 아무 조건 없이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