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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지분 분할매각 가닥잡은 KDB생명…환골탈태 할까

2021년 IFRS17 적용 앞두고

RBC 위험수위 자금수혈 시급

기존 지분 매각에 2,000억 유증

자산 포트폴리오 개편 노력에도

미운오리서 백조로 변신은 의문





산업은행이 KDB생명의 경영을 정상화한 후 오는 2020년께 유상증자를 포함한 분할매각을 추진한다. 하지만 향후 2년간 KDB생명이 자본 건전성이 개선되고 보장성보험 위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미운 오리 새끼에서 매력적인 매물로 변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2021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으로 KDB생명에 추가로 2,000억원의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고 보고 인수자가 그만큼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을 전제로 매각할 방침이다.

산은은 현재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60.3%)와 KDB칸서스밸류사모펀드(24.7%)를 통해 KDB생명의 지분 85%를 보유 중인데 이 중 일부만을 매각할 계획이다. 산은이 현재 매각을 진행 중인 금호타이어는 인수자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넣고 이후 채권단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앞서 매각을 추진했다가 결렬된 대우건설 역시 신규 자금 투입을 위해 지분의 일부만 매각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산은이 지분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하는 이유는 KDB생명의 자본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만큼 당장 신규 자금 투입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은 지난해 12월 기준 108.5%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경영개선 권고 등 시정조치를 내리는 기준선인 100%를 간신히 넘긴 것이다. 이에 산은은 지난 1월 말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KDB생명의 RBC비율은 171% 정도가 될 것으로 한국기업평가는 추산하고 있다. KDB생명은 여기에다 총 5,000억원 규모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RBC비율을 더 끌어올릴 방침이다. 우선 3,000억원(3억달러)어치를 해외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외국계 증권사인 노무라와 UBS가 발행 주관을 맡았으며 유동성이 풍부해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걸 산은 회장이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KDB생명은 앞으로 2년 동안 팔지 않고 경영 정상화부터 하겠다”고 밝힌 만큼 매각 시점은 IFRS17 본격 시행을 앞둔 2020년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은은 지난달 21일 취임한 정재욱 신임 대표가 저마진 저축성보험에 집중된 자산 포트폴리오 개선을 위해 보장성 상품 위주의 공격적 영업에 나서면서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KDB생명의 환골탈태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2년 내에 자산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고 자본 건전성을 높이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KDB생명의 매각가격도 산은 안팎에서 나오는 희망가와 시장에서 거론되는 가격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KDB생명의 매각가격을 6,000억원선으로 보고 있는 반면 산은 안팎에서는 8,000억~9,000억원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산은은 2010년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하면서 6,500억원의 펀드를 조성했고 이후 유상증자 및 무상감자를 실시해 이번까지 포함하면 8,5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산은 관계자는 “이번에 3,000억원이 추가로 들어간 만큼 매각가에 반영돼야 하지만 금리 인상 등 생보 업계 환경이 좋지 않아 매각이 더욱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희영·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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