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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TORY] 조정일 코나아이 대표 "IC 선불형 카드로 신용카드 중심 시장판도 바꿀 것"

연회비 없이 가맹점서 0.2% 즉시 할인

합리적 소비 추구 사용자에 매력 클 것

다양한 혜택 앞세워 저변 확대 나서

자체 결제 플랫폼 갖춰 SPC그룹 등과 제휴

VISA 지문카드 시범서비스 공급자 참여

암호화폐 지갑 등 신규 수익원 창출도

조정일 코나아이 대표 인터뷰/권욱기자




“신용카드 중심으로 고착화된 국내 카드시장에 IC 선불형 카드로 변화를 일으키고 싶습니다.”

지난해 자체 카드 브랜드인 ‘코나카드’를 론칭하며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카드 금융사로 변신 중인 코나아이의 조정일(56·사진) 대표의 포부는 당찼다. 카드 금융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1년도 채 안 된 기업이 연간 700조원(결제금액 기준)이 넘는 국내 카드 시장을 장악한 신용카드사들에 도전장을 냈기 때문이다.

다소 무모해 보일 수 있는 도전 같지만 지난 30년간 카드결제 시스템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조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조 대표는 “전 세계의 카드시장은 자신의 소득 범위 안에서 소비하는 선불 카드시장이 제일 크고 가까운 나라인 일본의 사례만 봐도 선불카드가 전체 카드시장의 70%를 차지한다”면서 “합리적인 소비문화가 정착될수록 원하는 금액만큼 충전한 뒤 사용하는 선불카드 시장은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나카드가 신용카드에 편중돼 있는 우리나라 카드 시장의 균형을 맞출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코나아이가 지난해 11월 첫선을 보인 코나카드는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 가능한 충전형 IC 카드다. 일반적인 선불형 카드가 사용처에 제약이 따른 것과 달리 IC칩 결제 단말기가 있는 매장이면 신용카드·체크카드와 똑같이 이용할 수 있다. 연회비 없이 제휴 브랜드 할인 혜택과 전국 일반 IC 가맹점에서 결제 즉시 0.2%의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스타벅스 30%, 탐앤탐스 15%, GS25·영풍문고·H&M·빽다방·카페네스카페 10% 할인 등 대형 브랜드 할인과 더불어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30%, 탑클라우드 15% 할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 있는 로컬 브랜드에 대한 혜택도 제공한다. 이 모든 혜택이 매달 업데이트된다는 것이 기존 카드사와 가장 차별화되는 포인트다. 하지만 이 같은 마케팅이 이제 카드 금융 사업에 첫발을 내디딘 코나아이에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까 궁금증이 들었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기존과 똑같은 비즈니스 모델로는 이미 시장을 장악한 은행, 카드 계열 회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지금은 코나카드의 이용 저변을 넓히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한 마케팅은 비용이 아닌 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카드사들이 고객에게 이익을 돌려준다며 여러 할인 품목을 제시하지만 자세히 뜯어 보면 연회비 납부, 전월 사용실적, 할인 상한 금액 설정 등 허들을 세워놓은 경우가 많다”면서 “코나카드가 연회비를 없애고 가맹점에서 결제 즉시 0.2% 할인 혜택을 주는 것은 ‘사용자 입장에서의 실질적인 이익’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조 대표가 소비자 중심의 경영을 펴는 것은 신용카드 중심의 고착화된 소비문화를 바꾸는 것과 관련이 깊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에서 결제된 카드금액은 총 760조원이며 신용카드 결제액이 596조9,000억원으로 78.5%를 차지한다. 올해 우리나라 예산(429조)의 1.4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조 대표는 “신용카드 중심의 결제 환경에서는 소비자들이 계획적인 소비를 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하며 “20%대 초반 수준인 체크카드의 사용 비중을 지금보다 더 끌어올려야 예측 가능한 소비문화, 합리적인 소비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2013년 17.3%에 머물렀던 체크카드 비중이 2015년 20.7%, 2016년 21%, 2017년 21.4% 등으로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며 “알뜰 소비에 관심이 있는 카드 사용자들에게 코나카드가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나아이가 다른 카드사와 차별화되는 또 다른 지점은 자체 개발한 결제 플랫폼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조 대표는 “코나아이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자유자재’라고 할 수 있다”며 “카드 지불 결제에 대한 플랫폼을 A부터 Z까지 국산기술로 개발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카드사가 우리와 똑같은 결제 플랫폼을 갖고 있어도 외주업체의 힘을 빌린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코나아이는 자체 개발한 결제 플랫폼을 언제든지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어떤 제휴 서비스가 나오든지 곧바로 자사의 결제 시스템에 연동시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내 카드사들이 쓰고 있는 결제 플랫폼은 해외에서 들여온 것들이라 기술사용료를 내야 하지만 코나카드 결제 플랫폼은 국내 기술로 개발해 로열티를 내지 않아도 된다.

코나아이의 결제 플랫폼은 개방형이다. 멤버십 카드에 대한 수요가 큰 유통·금융 회사의 경우 코나아이의 결제 플랫폼을 활용해 카드를 제작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실제 SPC그룹은 지난 2월 ‘해피기프트카드’ 서비스를 위해 코나카드 플랫폼과 실물IC카드를 사용하기로 했다.

여신금융전문회사인 애큐온캐피탈도 최근 자사의 멤버십 카드를 코나카드와 제휴하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조 대표는 “코나카드는 카드의 발급·승인·결제·정산이 모두 가능한 국내 최초 국제결제표준(EMV) 기반 충전식 개방형 모바일·IC 결제 플랫폼”이라면서 “코나아이와 제휴를 맺으면 결제 인프라를 따로 구축할 필요 없이 코나카드 플랫폼을 활용해 독자적인 카드 상품을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나아이는 현재 글로벌 결제 브랜드인 비자(VISA)의 지문카드 시범서비스에 카드 공급사로 참여했다. 비자는 ‘마운틴아메리카크레디트유니온(MACU)’과 지문카드의 상용화에 앞서 시범서비스를 진행 중인데 코나아이는 MACU에 자체 개발한 최첨단 지문카드를 공급했다. 보안 이슈로 지문카드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향후 상용화되면 코나아이는 카드 공급사로서 타 업체 대비 경쟁력 면에서 우위에 설 것으로 기대된다. 조 대표는 “카드로 5만원 이상 사용할 때 본인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사인을 한다”며 “하지만 앞으로 카드 안에 지문 인식 기능을 넣으면 결제 금액과 관계없이 서명하는 번거로움도 사라지고 보안 측면에서도 완벽한 카드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현재 구상 중인 미래 사업 아이템도 살짝 공개했다. 코나아이는 신뢰성의 위기에 빠진 암호화폐 거래소를 대신할 수 있는 ‘크립토 월렛 (crypto wallet)’을 개발 중이다. 현재 고객들이 암호화폐를 거래할 때 코인을 민간 암호화폐 거래소에 보유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일부 암호화폐 거래소 대표가 고객의 예치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는 등 신뢰성의 위기에 놓여 있다.

조 대표는 “암호화폐 거래시 코인을 고객이 직접 들고 있는 것이 가장 안전하지만 현 구조상 내가 산 코인을 민간 거래소에 보유하는 과정에 여러 문제점이 발생한다”면서 “자기가 구매한 코인을 사서 본인 명의의 지갑에 보유하고 필요할 때 꺼내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면 신뢰성 이슈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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