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관건은 ‘어떤 가치를 제공하느냐’입니다. 아무리 화려한 마케팅이라도 기본기가 있어야 하죠.”
중국 진출을 노리는 한국 기업인들을 향한 저우신위(사진) 이방둥리 국제사업총감의 조언이다. 이방둥리는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정보 플랫폼 기업으로 알리바바·텐센트를 포함한 중국 안팎 2,000만개 이상의 전자상거래 기업을 회원으로 보유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분야의 데이터를 수집·가공해 다시 관련 분야의 기업에 제공하며 전자상거래 관련 매체의 역할도 겸하고 있다. 이방둥리가 13년째 매년 주최하는 전자상거래 포럼에는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할 정도로 업계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8일부터 열리는 한중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한 저우 총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치’를 수차례 강조했다.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의 신기술로 더욱 발전된 시장이지만 결국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느냐에 집중해야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대대적인 마케팅, 제품 물량 조절이 기업의 단기적인 성장에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결국 소비자도 성숙해지기 마련”이라며 “상품·서비스가 제대로 된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눈길을 끄는 마케팅, 스토리텔링이 잘 된 마케팅이라도 소용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산’이라는 라벨만을 무기로 삼아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가 실패해온 국내 산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큰 대목이다. 그렇다면 어떤 가치를 담아야 할까. 전문가들은 경쟁 제품보다 한층 강력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다른 제품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경험, 혁신적인 기술력, 혹은 ‘착한 기업’ 같은 사회적 가치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저우 총감은 중국 진출을 추진해온 한국 기업들과의 교류 강화에 대한 강한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이미 한국 기업들과의 직간접적인 협력 사례가 많지만 한중 비즈니스포럼을 계기로 더욱 끈끈한 관계를 맺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의 전자상거래 생태계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한중 전자상거래 기업들 사이의 연결고리가 되고 싶다”는 희망을 전하기도 했다. 저우 총감은 “e커머스(전자상거래)의 세계에는 국경이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저우 총감은 베이징이공대 출신으로 세계 최대의 석유 서비스 기업으로 지난해 제너럴일렉트릭(GE)에 인수된 베이커휴, 중국 인터넷 기업인 량리왕, 웨이플랫폼 등을 거쳐 이방둥리의 국제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한중 비즈니스포럼에서 ‘새로운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과의 협력 방안’을 주제로 한국 기업인들과 얼굴을 맞댈 예정이다. 그는 9일 열리는 한중 비즈니스포럼의 오후 행사인 ‘2018 새로운 중국시장 진출 전략 모색’ 세션에서 중국 시장 리서치 분석과 관련한 주제 발표를 할 예정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가장 정통한 참석자인 만큼 한국 기업인들과 협력의 여지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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