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임원들은 지난달 29일 서울 모처에 모여 워크숍을 열었다.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끝장토론 자리다. 이번 주제인 ‘비이자이익 달성 방안’에 대해 신탁·투자상품·외환·신용카드 등 해당 파트 임원뿐 아니라 모든 임원이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위성호(사진) 신한은행장은 “그때그때 중요한 사안에 대해 임원들이 끝장토론을 펼쳐 결론을 내는 조직으로 바꿔가자”는 취지로 기존의 틀과 형식을 깬 워크숍을 만들었다. 사무실에서 하는 임원회의에서는 결론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매달 한 번씩 한 주제에 대해 격의 없이 소통하며 의사결정을 이루겠다는 목적이다. 장소도 연수원이 아니라 은행 근처 레지던스를 잡으며 오후부터 저녁식사까지 이어진다. 연수원에서 하게 되면 스타일도 다소 형식적이게 되고 오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까닭이다. 끝장토론을 주로 청취하는 편인 위 행장은 “임원들끼리 실무적으로 결론 내는 끝장토론 형식을 통해 타 부서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할 수 있고 소통도 활성화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첫 워크숍에서는 기업금융 활성화 방안이 논의됐다. 신한은행의 경우 기업금융전담역(RM) 숫자가 상대적으로 타행보다 적고 리테일을 담당하는 소매금융전담역(RRM)이 더 많은데 기업여신을 확대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추진해야 할지 논의했다. 6월 주제인 ‘비이자이익’과 관련해서는 ‘선제적으로 1등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집중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내부 목표 달성에만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신한은행의 한 임원은 “마음 잡고 토론해 실질적인 해결책을 논의하는 자리인데 사무실을 나오니 오픈 마인드가 된다”며 “자신의 애로사항도 다 나오고 이슈를 수면 위로 꺼내놓았다는 데도 의미를 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 행장은 과거 신한카드 사장 시절에도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는 방식으로 해결방안을 찾는 장이 필요하다’는 지론에 따라 임원과 부서장들이 한데 모여 결론을 도출하는 ‘끝장토론’을 통해 내부 혁신과 소통경영을 활발히 펼쳤다. 은행장 취임 이후에는 끝장토론 워크숍과 함께 혁신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임원들이 디지털 등 글로벌 혁신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변화를 느껴야 한다며 위 행장이 제안한 ‘글로벌 마실 프로젝트’다. 임원들은 각자 사업 영역에 맞게 국가를 선택, 숙박·교통을 포함해 직접 스케줄을 짜고 모든 것을 현지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게 조건이다. 특히 해외 ‘마실’을 다녀온 뒤 임원들은 회의 때 이야기는 하지만 별도 보고서 제출은 하지 않는다. 형식적인 보고서 제출을 싫어하고 그 시간에 생각하고 실행하는 게 빠르다는 위 행장의 ‘열린 경영’인 것이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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