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자생존(速者生存).’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속도경영’이 가시화하고 있다. 조 회장은 올 신년사에서 민첩한 조직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며 기존 부서별 편제를 없애고 애자일(agile·민첩한) 방식 업무 도입을 예고해왔다. 애자일 조직은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필요한 프로젝트에 따라 팀 단위로 모였다가 해체하는 유기적인 조직이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 개발자가 먼저 제품을 출시하고 고객 반응을 살핀 뒤 개선하는 업무 방식인데 현재 신한금융 등 은행권은 물론 전 사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애자일의 원래 뜻도 ‘민첩한’ ‘날렵한’이다.
13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조 회장을 포함한 지주 전 임직원은 이날 ‘S.A.Q 조직으로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혁신 방안’을 주제로 2018년 하반기 워크숍을 개최했다. 조 회장은 지주사가 그룹의 기획실, 혹은 싱크탱크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지주부터 직급과 팀 구분 없이 프로젝트별로 ‘모였다 해체’식의 애자일 방식 도입을 하기로 했다. 이날 워크숍은 애자일 방식 도입을 위한 방법론을 고민하기 위한 자리다.
실제 워크숍에서는 리더십이나 문화, 일하는 방식, 조직 등을 기존 업무 방식에서 탈피해 애자일 방식으로 전환하는 데 따른 구체적인 실행 아이디어들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워크숍 주제였던 ‘S·A·Q’에서 S는 스피드(Speed·신속한 실행)를, A는 민첩함(Agility)을, Q는 순발력(Quickness)을 의미한다. 조 회장은 “올 초에 애자일 방식 도입의 실행 방법으로 SAQ 전략을 꺼냈는데 참신한 생각을 가진 젊은 직원들이 실질적인 토론을 통해 집단지성의 결과물을 도출해달라”고 주문하는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패널 토론 등을 통해 나온 지주사 직원들의 의견은 팔로업 과정을 통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 만들고 그룹 전체로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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