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16일 인천 청라에 있는 하나금융그룹 통합 데이터센터에서 포용적 금융을 실천하기 위한 사회공헌위원회를 공식 발족했다. 위원회는 매달 1회 이상 정기 위원회를 개최하고 저출산·고령화 문제 극복과 일·가정의 양립을 위한 보육사업, 청년 일자리 창출 등 그룹의 중장기 사회 공헌활동 방향과 추진사업에 대해 협의하고 자문하게 된다. 이와 함께 남북 관계 개선에 따른 경협확대 지원이나 새터민 지원 활동 강화, 사회적 기업과 소외계층 지원 등 사회적 금융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게 된다.
하나금융 사회공헌위원장은 박승(82) 전 한국은행 총재가 맡기로 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예전에는 이윤을 많이 내고 경쟁에서 이겨 더 크게 성장하는 기업이 환영을 받았지만 지금은 사회적 책임이 더 요구되고 공동체와 함께 상생하는 기업이 소비자와 국민으로부터 선택을 받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금융이 사회에 공헌하는 혁신적인 모범사례를 내보이겠다는 의지를 알린 것으로 해석된다.
박 위원장은 고령인데다 대외적으로 공식직함을 맡지 않겠다는 소신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한은 총재를 지낸 이후 사실상 중앙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직만 맡아왔다. 실제 박 위원장은 평소 경제자문이나 고문 제안도 번번이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개인 싱크탱크인 ‘국민성장’ 자문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하지만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줄 것을 삼고초려 한 끝에 승낙을 얻어냈다는 후문이다. 김 회장은 박 위원장이 현역 시절부터 ‘기업이 이윤만 추구하지 말고 나눠야 한다’는 철학에 천착해왔던 것에 감명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박 위원장 역시 최근 하나금융그룹이 어린이집 설립지원 등 전국적인 보육지원사업을 비롯해 사회공헌사업에 앞장서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하나금융 사회공헌위원장’이라는 대외 직함을 기꺼이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회는 박 위원장을 포함한 5명의 외부전문가와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 안영근 하나금융지주 사회공헌 담당 임원 등 분야별 전문가 7인으로 구성됐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금융공익재단·하나금융나눔재단 등 그룹 내 사회공헌 활동기구를 통해 저출산 고령화 시대의 사회문제 해결을 돕고 사회소외계층의 복지증진, 인도적 차원의 글로벌 구호활동 사업 등 다양한 국가 복지 정책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발족식 이후 하나금융그룹은 근로복지공단과 상생형 공동직장어린이집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 및 사업주 설명회를 개최했다. 박 위원장은 “제가 예전 한국은행 총재로 근무할 당시에도 직원들이 아이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시중은행들과 같이 보육시설을 만들어 보려 했으나 당시에는 여건이 미비해서 실행하지 못해 매우 안타까웠다”면서 “저도 평소에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구 감소가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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