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사업부문별 고른 성장을 통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하반기 거래 침체에 따라 증권사들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한국투자증권은 2018년 상반기에만 당기순이익 2,87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2,706억원 대비 167억원 증가한 실적으로 동기간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이다. 특히 상반기 연결 순이익과 자기자본을 연환산해 산출한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2%로, 자기자본 3조원 이상 국내 대형 증권사 중 유일하게 13%대를 넘겨 자본수익성 1위에 올랐다.
시너지 증진을 통한 사업부문별 안정적 고른 성장이 주요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위탁매매(BK) 부문, 자산관리(AM) 부문, 투자은행(IB) 부문, 자산운용 부문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거뒀다. 별도 세전 손익 기준으로 BK 부문은 1,42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2.0% 증가했다. 이어 AM 부문은 659억원으로 21.1% 성장했다. 같은 기간 IB 부문은 1,545억원으로 32.7%, 이자수익은 1,125억원으로 40.6%, 자산운용 부문은 1,548억원으로 15.0% 증가했다.
상반기 주식 거래대금이 급증함에 따라 주요 증권사들의 BK 수수료 수익이 전체 수익의 30% 수준을 차지하는 것과 달리 한국투자증권은 20% 수준을 기록해 눈길을 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2015년부터 리테일 자산관리 영업강화 정책 등으로 BK 수익이 전체 비중에서 업계 수준보다 낮아 보이지만, 오히려 IB, AM 사업 등 각 부문 간 시너지 창출을 통해 모든 수익원 별로 안정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사업부문별 고른 성장이 장기 지속성장의 주요 원인”이라고 풀이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성공적으로 단기금융업(발행어음)을 선도하며 글로벌IB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증권업 최초로 단기금융업 인가 취득 후 투자자들에게는 안정적이고 수익성 높은 신규 자산증식 수단을 제공하고, 자본시장 내에서는 혁신기업에 원활한 자금 수혈을 지원하며 단기금융업 시장의 선두주자로서 성공적인 초석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발행어음 잔고는 2조7,000억원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회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7월에는 2017년 인수한 인도네시아 단빡증권을 ‘KIS Indonesia’로 새롭게 출범시켰다. 한국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에서 2022년까지 주식 시장점유율을 5배 성장시키고 현지 증권사 5위권 진출을 목표로 하는 등 지속적인 해외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 외에도 2010년 진출한 베트남현지법인 ‘KIS Vietnam’을 상반기에 38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 935억원의 베트남 8위 증권사로 키웠다. 7월 25일부터는 외국계 증권사로서는 최초로 베트남 파생상품(선물) 시장에 진출하는 등 현지영업 강화에도 힘을 모으고 있다. 앞으로도 한국투자증권은 동남아 금융시장 투자 확대를 통해 글로벌IB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며 ‘아시아 최고의 투자은행’으로 나아가겠다는 목표를 더욱 공고히 해간다는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업공개(IPO)나 회사채 인수, 공모증자, 구조화금융, PF대출 등 전통적인 IB 업무에 있어서도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며 꾸준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투자은행 업무 중 IPO부문은 인수금액 기준 시장점유율 15.0%로 업계2위, 수수료 기준 점유율은 23.3%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회사채 부문에서는 인수금액 기준 10.9%로 업계 1위, 수수료 기준 11.3%로 업계 2위 등 다양한 부문에 걸쳐 고르게 우수한 실적을 나타내며 IB부문 강자로 입지를 확고히 했다. 상반기에만 IB부문 수수료 수익으로 전년 동기 666억원 대비 35.7% 증가한 904억원을 달성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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