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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지배구조의 '시작과 끝'.. 덩치 키우는 '에이치 솔루션'

한화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 진행..

김승연 회장 아들 3형제가 지분 100% 보유한 에이치 솔루션에 관심 집중

보유 현금만 지난연말 기준 4,000억원.. 올해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한화(000880)그룹이 최근 그룹사간 합병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그룹 승계구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승연 회장의 맏아들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를 비롯해 둘째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셋째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각각 50:25:25 씩의 지분을 갖고 있는 에이치솔루션의 향배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그룹사 역량을 에이치 솔루션의 덩치를 키우는데 집중해, ㈜한화와 에이치 솔루션이 합병하거나 에이치 솔루션을 상장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한 뒤 이들 3형제의 ㈜한화 지분을 늘리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에이치 솔루션은 한화에너지 지분의 100%를,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의 지분 39%를, 한화종합화학은 한화 토탈의 지분 50%를 갖고 있다. 한화그룹내에서 ㈜한화가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한켠에서는 에이치 솔루션이 또 하나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에이치 솔루션이 최대 주주인 회사들은 모두 비상장사라는 점도 눈에 띈다.

실제 한화그룹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은 이들의 손자회사라 할 수 있는 한화종합화학을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다. 다만 ㈜한화가 지분 36%를 갖고 있는 한화케미칼(009830)이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36%만 갖고 있어 에이치 솔루션의 자회사인 한화에너지가 갖고 있는 한화종합화학 지분 대비 3% 포인트 낮다. 이 때문에 한화종합화학은 ㈜한화가 아닌 에이치 솔루션 계열 회사로 분류된다. 한화종합화학은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한화토탈을 바탕으로 지난 2016년 1조8,101억원의 매출(연결기준)에서 이듬해 3조696억원으로 매출이 껑충 뛰어 올랐다.

한화 그룹사의 지원을 업은 에이치 솔루션의 몸집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우선 에이치솔루션은 지난 2016년말 1,156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었지만 1년만에 4,047억원으로 4배 가량 늘었다. 배당 이익 외에 그룹내 IT 부문을 담당하던 S&C를 인적분할해 현금을 늘렸다. 이 같은 현금 보유량은 향후에도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지난 11일 한화첨단소재가 한화큐셀코리아를 합병하면서, 한화큐셀코리아 지분 10%를 갖고 있던 에이치솔루션은 544억원의 현금을 받게 됐다. 지난 2011년 에이치솔루션이 한화큐셀코리아 주주로 참여할 당시 279억원을 출자했다는 점에서 7년 만에 2배 가량을 수익을 남긴 셈이다. 게다가 에이치솔루션이 최대 주주인 한화종합화학이 2,735억원의 현금을 받게 됐다는 점에서 직간접적으로 에이치 솔루션 쪽으로 흘러 들어가는 자금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화토탈(옛 삼성토탈)에서 들어오는 현금배당 또한 에이치 솔루션의 몸집을 키우는데 큰 일조를 하고 있다. 한화토탈은 지난 2014년 한화그룹에 인수 된 이후 2015년 4,341억원 2016년 8,014억원, 2017년8,266억원을 각각 배당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당기순익에서 현금배당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배당성향은 75%에 이른다. 인수되기 직전 해인 2013년에 1,028억원을 배당했다는 점에서 한화그룹에 인수 된 이후 배당성향이 눈에 띈다는 지적이다.

에이치 솔루션의 몸값 상승에 따라 남은 것은 후계 구도다. 업계에서는 김동관 전무가 태양광 및 화학과 같은 한화금융의 주축 사업을, 김동원 상무는 한화생명과 같은 금융 부문을, 김동선 전 팀장은 한화건설 부문을 맡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 11일 한화첨단소재가 한화큐셀코리아를 합병하며 태양광 산업을 한화케미칼 산하로 일원화 한 것은 결국 김동관 전무를 중심으로 태양광 및 화학 사업 재편을 위한 사전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전무가 현재 일하고 있는 한화 큐셀은 한화케미칼이 지분 94%를 갖고 있는 한화솔라홀딩스와 조만간 합병되며 한화큐셀의 나스닥 상장 폐지도 예정돼 있다. 이 때문에 한화큐셀코리아를 합병한 한화첨단소재가 한화큐셀을 합병해 태양광 사업을 일원화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한화 측에서는 한화첨단소재와 한화큐셀의 법인 설립 당시 상법 문제 등으로 합병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나스닥 상장 폐지로 각종 공시 의무에서 자유로워 질 한화큐셀의 태양광 사업 부문을 한화 첨단 소재로 대거 이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한화큐셀은 지난 2016년 알짜 사업장인 충북 음성 모듈 공장을 한화큐셀코리아에 약 670억원에 매각하는 등 한화큐셀이 한화큐셀코리아의 성장에 수차례 도움을 줬다. 김동원 상무가 이어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한화생명은 국내 3대 보험사로서 입지가 탄탄하다는 점에서, 김동선 전 팀장이 이어 받을 한화건설은 ㈜한화가 지분 100%를 보유해 지배구조가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무난한 승계가 예상된다.

이들 3형제가 ㈜한화 지분을 어떻게 매입할 지 여부도 관심이다. ㈜한화의 주가는 지난 1월 4만8,750원에서 최근 3만원 가량으로 1년여 사이에 40% 가량 떨어졌지만 지배 구조 재편 작업이 마무리 되기 전까지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화그룹 승계구도 재편 작업은 금춘수 ㈜한화 부회장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 부회장은 삼성그룹과의 방산·화학 빅딜과 두산DST 인수합병 등을 주도했으며 김승연 회장의 ‘복심’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예에서 봤듯이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을 직접 합병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며 특히 현 정권 하에서는 불가능해 보인다”며 “3세 경영으로 순조롭게 넘어가기 위해서는 에이치솔루션을 가치를 높인 뒤 상장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한 후 ㈜한화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 등이 유력해 보인다”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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