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몽콕역 할리우드플라자(Hollywood plaza) 20층에 위치한 샤오미 매장. 좁은 공간에도 100여명의 사람들이 홍콩 달러 1,000~4,500달러(한화 15만~70만원) 수준의 휴대폰부터 무선마우스, 미 밴드, 배터리, 체중계, 커피포트 등 다양한 제품들을 직접 사용해보고 구매를 결정하고 있다. 초기 온라인 위주의 판매에 주력했던 샤오미는 지난해부터 오프라인 매장을 대폭 늘리고 있다. 지난 2016년 50여개 수준인 매장은 이미 두배 이상 늘었고 앞으로 2년간 중국 내 점포를 1,0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인도 등으로 해외 점포 확장도 이어가고 있다. 샤오미는 한국 시장에도 오프라인 매장 론칭을 고려하고 있다.
샤오미는 2011년 스마트폰을 처음으로 출시하며 시장에 이름을 각인시켰다. 지금은 중국 시장에서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며 단숨에 전 세계 휴대폰 시장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샤오미는 삼성전자나 애플 같은 스마트폰 제조 회사들과는 다르다. 샤오미는 반도체 등 하드웨어 기반이 아닌 소프트웨어가 기반인 인터넷 기업이다. 샤오미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레이쥔은 소프트웨어를 전공한 전문가다. 공동창업자 린빈과 레이쥔은 다수의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영입하며 샤오미를 소프트웨어 회사로 키웠다. 애플의 iOS와 같은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 ‘미유아이(MUI)’를 제품에 적용한 샤오미 미원을 출시해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샤오미는 최소 마진의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팔며 고객층을 확보했다. 키밍벤처캐피탈에 따르면 샤오미의 단말기당 수익은 10%선이다. 2·4분기에만 7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샤오미는 공기청정기·휴대용선풍기·스마트밴드·TV 등 종합 가전 회사로 상품군을 넓혔다. 제품의 질·디자인·가격 등 3박자를 갖춰 고객들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미유아이를 통해 샤오미 제품들이 연결되는 샤오미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한번 샤오미 제품을 사면 편의성을 위해 다른 제품들도 샤오미의 것으로 살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 이른바 록인(lock-in) 효과다. 샤오미 스마트폰으로 전기밥솥의 밥을 짓고 미 밴드로 에어컨을 켜는 등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모든 제품을 사용자에게 최적화시켰다.
샤오미를 추종하는 팬 ‘미펀’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늘었다. 샤오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미펀들의 의견을 듣고 제품 개발, 출시 등에 직접 참여시키기도 한다. 2012년 4월6일 처음으로 개최된 ‘샤오미 팬 페스티벌’은 미펀들의 호응으로 매년 열리는 공식 행사가 됐다. 샤오미는 이날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고 40% 할인 등 더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제공한다. 미펀을 위한 ‘보은’ 행사인 셈이다.
샤오미는 7월9일 홍콩 거래소에 상장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기업공개(IPO)로 들어온 자금의 30%를 해외시장 개척에 사용하는 등 해외 진출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샤오미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많은 제품을 확보하고 있고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어떤 국가든 구애받지 않고 진출할 계획”이라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도 상황을 보며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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