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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준금리 0.25%P 인상] 한미 금리격차 1%P가 임계점... 떠밀린 韓銀, 11월에 올릴 수도

한미 금리차 0.75%p..11년래 최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한은 본부 출근길에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차가 11년 만에 최대인 0.75%포인트를 기록한 가운데 미국이 오는 12월에도 금리를 올리면 그 격차가 임계점인 1%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국내 금리 인상과 동결 논리가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미국의 흐름에 떠밀려 추격 인상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7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두고 “금융완화 정도를 줄여나간다고 했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생각보다 격화하고 물가와 고용 사정이 금리를 올리기에는 조금 미흡하다”고 밝혔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7월과 8월 이일형 위원의 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통해 ‘깜빡이’를 켜놓고도 쉽게 실행에 나서지 못하는 복잡한 상황이 그대로 이 총재의 발언에 담겼다.

국내 여건은 금리 인상과 동결 요인이 혼재한 모양새다. 인상 요인으로는 미국과 금리 차 확대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와 풍부한 유동성에 따른 금융 불균형 등이 꼽힌다. 반대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계속 하향 조정되고 고용 사정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은 동결 이유로 거론된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본격화로 대외 리스크가 커지는 점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시장 전망 역시 엇갈린다. 올해 남은 두 차례 금통위(10월·11월)에서 예고대로 한 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는 쪽은 한미 간 과도한 금리 격차를 경계한다. 민간 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오는 10월보다는 11월에 한 차례 금리를 올려 미국과 일정 거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당장 자금유출 위협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1%포인트 차이는 부담스럽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경기 상황이 급반전하지 않는 한 연내 인상은 물 건너갔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겸임교수는 “물가도 안정적이고 금융시장에서 큰 불안 조짐도 없기 때문에 경기를 고려해 올해 안에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단 최근 자금 흐름이나 과거 사례만 보면 한은이 조금 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여전히 외국인은 국내 채권을 매입하고 있고 앞서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폭이 1.0%포인트를 넘었던 과거 사례에서도 자본유출은 일어나지 않았다. 1999년 6월부터 2001년 3월까지의 경우 닷컴버블로 경기가 과열되자 양국 금리가 1.5%포인트까지 벌어졌지만 22개월간의 금리역전기 동안 우려할 만한 자본유출은 발생하지 않았다. 2005년 8월부터 글로벌 금융위기의 전조가 시작되던 2007년 9월까지 25개월간 지속된 두 번째 역전기에도 최대 1.0%포인트까지 금리 차가 벌어졌지만 채권시장에서는 자본이 유입됐다. 자금유출입이 금리뿐 아니라 대외건전성과 기업 수익성 등 경제 펀더멘털, 환율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에는 과거와 다르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최근 글로벌 경제에서 미국만 나 홀로 승승장구할 뿐 대부분의 신흥국들은 고전하고 있는데다 우리 경제도 하강 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자칫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믿음이 꺾일 경우 한꺼번에 자금이 유출되는 ‘서든스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능현·임진혁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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