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특구로 떠오른 강남역 일대에 또 다시 한번 뷰티 편집숍 전쟁이 가열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달 28일 아리따움은 그동안의 편집숍 운영 방식을 대대적으로 바꾼 ‘아리따움 라이브’를 열며 가세했다. 지난해 잇달아 문을 연 올리브영, 시코르의 ‘양강 체제’를 뒤흔들고 ‘3파전’을 이룰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0m 간격을 두고 위치한 이 셋은 저마다 강점을 내세우며 상호 시너지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인 29일 저녁 5시께 신흥 뷰티 로드로 떠오르고 있는 ‘강남역 10번 출구와 신논현역 6번 출구’ 거리를 찾았다. 600m 남짓한 거리에 미샤, 더바디샵 등 뷰티 브랜드들이 빼곡히 들어선 이곳 가운데서도 올리브영 강남 본점 근처 200m 구간은 더욱 붐볐다. 시코르, 올리브영, 아리따움 1층은 모두 색조 화장품 등을 체험하려는 고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기자가 각 뷰티스토어를 방문한 고객 15명에게 세 곳 중에 어느 곳을 방문했는지 설문한 결과 ‘세 곳을 모두 둘러봤다’고 답한 고객은 12명이었다. 직장인 김새롬(28)씨는 “아리따움에서 아모레퍼시픽 제품을 산 뒤 올리브영에서 3CE 등 색조와 더마 화장품을 구경했다”며 “마지막으로 시코르를 들러 ‘바비브라운’ 등 백화점 메이크업 브랜드들을 체험했다”고 말했다.
각자 장점이 다른 만큼 이 세 뷰티숍은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리브영과 시코르 모두 매출은 눈에 띄게 오르고 있다. 1일 CJ올리브네트웍스에 따르면 올리브영 강남본점은 개장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500만 명을 넘어섰다. 올리브영 강남본점 매출은 개장 직후 분기인 작년 4·4분기 대비 39% 늘어 상권 맞춤형 매장 성공했다는 평가다. 국내고객으로만 따지면 전체 매출 1위 점포인 명동본점이 강남본점에 이어 2위로 밀려나게 됐다. 시코르도 9월 현재까지 누적 매출이 목표액보다 10%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아리따움도 오픈 주말을 맞아 새로운 매장을 탐방하러 온 젊은 층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사흘 동안 2만 명이 방문, 출발은 순조로운 편이었다. 아리따움 관계자는 “주 고객층인 밀레니얼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새로운 형식의 MD를 기획했다”며 “뷰티 문화·트렌드·루틴을 각각의 시즌과 이슈를 테마로 풀어내 직영점 위주로 새로운 매장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 뷰티숍들은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 상권 특성상 짧은 시간에 체험하기 쉬운 색조 수요가 많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올리브영과 시코르 모두 색조 매출이 전체의 40%에서 많게는 50%까지 차지하고 있다. 올리브영 전국 매장 평균은 25%에 그친다. 다만 올리브영은 대중적인 브랜드 위주로, 시코르는 백화점 유통 노하우를 살려 고가의 브랜드들이 주축을 이루는 것이 차이점이다. 아리따움은 멀티 브랜드숍·뷰티 전문 플랫폼을 지향하며 아모레퍼시픽의 전문 연구원과 전문 뷰티테이너 스태프를 배치해 고객에게 최신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한편 해당 구역을 벗어난 곳에 위치한 LG생활건강의 네이처컬렉션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같은 날 방문한 플래그십 스토어와 최근 리뉴얼 오픈한 ‘스마트 스토어’ 모두 손님이 5명 미만이었다. 앞의 세 곳보다 규모가 작을 뿐 아니라 입점된 제품이 LG생활건강 제품으로 제한돼 있어 모객 효과가 적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현재 네이처컬렉션을 H&B스토어나 다른 형태의 숍으로 선보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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