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25.98포인트(0.50%) 하락한 25,191.4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5.19포인트(0.55%) 내린 2,740.6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1.09포인트(0.42%) 하락한 7,437.54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주요 기업 실적과 중국 경제 우려, 이탈리아 예산안 및 사우디라비아 언론인 피살 사건 여파 등을 주시했다.
주요 지수는 장초반 큰 폭 하락해 출발했다. 글로벌 경기 상황을 잘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캐터필러가 실망스러운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것이 주가 급락을 촉발했다. 캐터필러는 철강 관세 등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용 등이 순익에 악영향을 미칠 요인이라고 우려했다. 3M도 달러 강세 등을 이유로 향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다우지수가 장중한 때 548포인트 급락하고, S&P 500과 나스닥은 2% 넘게 떨어지는 등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주요 지수는 하지만 오후 장에서 낙폭을 빠르게 줄이며 반등했다. 맥도날드 등 다른 주요 대기업의 실적은 호조를 보인 점이 지지력을 제공했다.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와 버라이즌 등도 이날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프록터앤드갬블(P&G), 코카콜라 등 전통적인 방어주도 힘을 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저점 매수 심리가 강화된 점도 반등을 거든 것으로 평가된다.
유럽과 중동, 중국 등을 둘러싼 위험은 여전한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이탈리아 내년 예산안을 거부하면서 예산안을 다시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이탈리아는 “예산안에서 1유로도 삭감할 수 없다”고 맞섰다.
또 미국 군함이 중국이 매우 민감하게 여기는 대만해협을 항해하는 등 양국 간 갈등에 대한 우려도 확산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중국이 무역관련 미국의 요구에 여전히 응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종목별로는 캐터필러 주가가 장중 10% 넘게 폭락한 끝에 낙폭을 다소 줄여 7.6% 내려 마감했다. 3M은 4.4% 내렸다. 반면 맥도날드는 6.3% 급등했다.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는 2.9%가량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유가 폭락 여파로 에너지가 2.67% 급락했다. 산업주도 1.6% 내렸고, 재료분야는 1.15% 하락했다.
미국 증시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도 증시에 위험요인이 되기 시작했다면서 우려를 표했다. 미국 기업들의 수익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에 앞서 끝난 유럽 주요국 증시 역시 이날 중동 정세 불안과 이탈리아 예산안에 대한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2.17% 하락한 11,274.28로 마감했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도 1.69% 내린 4,967.69를 기록했다. 런던 증시의 FTSE 100지수는 1.24% 빠진 6,955.21을 기록하며 7,000선이 무너졌다. 범유럽지수인 Stoxx50 지수도 1.54% 내린 3,140.94를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제약업체 바이어(-9.42%)와 정보기술업체 ATOS(-22.22%) 등의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국제유가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기조 속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93달러(4.2%) 내린 66.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 20일 이후로 두 달여만의 최저치다. 런던 선물거래소(ICE)의 12월물 브렌트유도 이날 오후 배럴당 3.50달러(4.38%) 하락한 76.33달러에 거래됐다.
사우디의 증산 방침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유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국제금값은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은 온스당 12.20달러(1%) 상승한 1,236.80달러에 마감했다.글로벌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안전자산인 금의 투자 매력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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