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차량 대명사’ 하이브리드 차량이 인기몰이 중이다. 일본 브랜드 간 경쟁이 달아오르는 가운데 한국 업체도 가세해 판을 키우고 있다.
토요타 캠리는 하이브리드 시장을 주름잡고 있었다. 8월까지만 하더라도 캠리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324대로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100대 차이로 앞섰다.
도전자 혼다 어코드는 뛰어난 연비로 어필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전용 가솔린 엔진에 2개의 전기모터, 리튬이온배터리 조합으로 모터를 최대한 활용하고 엔진 개입을 최소화한다. 엔진은 최고출력 145마력, 최대토크 17.8㎏·m, 모터는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2.1㎏·m의 성능으로 시스템 합산 215마력을 뽐낸다. 이를 통해 복합 기준 18.9㎞/ℓ연비를 내 캠리 하이브리드(복합 16.7㎞/ℓ)를 앞선다.
국내 수입차 왕좌를 놓고 겨루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하이브리드 경쟁도 불을 뿜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올 하반기 플래그십 세단 S클래스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인다. 벤츠 S560e는 3.0ℓ V6 엔진과 122마력의 전기모터를 탑재하고, 최신 리튬이온배터리 기술을 적용해 전기모터만으로 최대 50km(유럽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햅틱 가속 페달’과 ‘에코 어시스트 시스템’을 통해 가속 페달의 압력점을 실시간으로 조절해 운전자에게 배터리를 최대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BMW코리아는 뉴 7시리즈와 e드라이브 시스템을 결합한 740e i퍼포먼스 M 스포츠 패키지로 맞불을 놓고 있다. 740e i퍼포먼스 M 스포츠 패키지는 최고출력 258마력과 최대토크 40.8kg·m의 4기통 가솔린 엔진과 최고출력 113마력과 최대토크 25.5kg.m를 내는 전기모터의 조합으로 최대 시스템 출력 326마력, 최대 시스템 토크 51.0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오토 e드라이브’ 모드를 통해 저속 주행에서는 순수 전기 모드만 운행하고, 엔진은 70㎞/h 이상 속도나 급가속할 때만 가동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국산차와 수입차간의 경쟁도 볼만하다. 준대형 하이브리드 시장이 현대차 그랜저, 렉서스 ES300h, 기아차 K7 등 3강 구도로 굳어가는 가운데 그랜저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현대자동차는 9월까지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1만 7,284대 팔았다. 지난해 같은 때보다 43%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 관계자는 “시장에서 디젤 세단 수요가 줄면서 하이브리드카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며 “그랜저 전체 판매량 중 하이브리드 비중은 2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준대형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실적과 비교하면 더 도드라진다. 8월까지 렉서스 ES300h와 기아차 K7 판매량은 각 4,718대, 4,071대를 기록했다. 1만 5,388대가 팔린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현대차 내부에선 준대형 하이브리드로선 최초로 연 2만대 달성도 머지않았다고 보고 있다.
동급 경쟁차종 중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주된 이유는 합리적인 가격대를 들 수 있다. 세제 혜택을 받으면 3,500만~3,900만원선에서 구입할 수 있다. 4,000만원을 훨씬 웃도는 경쟁 하이브리드 모델을 압도할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다. 가격은 낮게 책정하면서도 성능은 잡았다. 리터당 16.2km의 연비를 확보하면서 ES300h를 앞선다. EV 모드 가동 범위를 넓히고 공기 저항을 줄여주는 액티브 에어 플랩을 적용한 덕분이다.
렉서스도 대표 모델 ES300h로 수입차 하이브리드 시장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출시 이후 처음으로 7,000대 고지를 넘어서는 등 해마다 기록을 경신 중이다. 기아차 올 뉴 K7 하이브리드도 맹추격하고 있다. 2016년 말 출시해 지금까지 6,280대가 팔렸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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