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3분기 매출이 4조1,864억원, 영업이익이 3,041억원, 당기순이익이 1조498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0.8%, 14.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3%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서는 올 3분기 매출이 5.8%, 영업이익은 22.5% 줄었다. 순이익만 32.4%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순이익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는데 이는 자회사 SK하이닉스의 호실적이 지분법 이익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다른 통신사 역시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다음달 2일 실적 발표가 예정된 KT는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0.8% 하락한 3,56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LG유플러스는 1일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늘어난 2,161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통신사들의 수익성이 감소한 원인은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정책 때문이다. 정부가 대통령 공약인 가계통신비 절감 대책을 압박하면서 이동통신사들은 25% 선택약정할인과 노년층 요금감면을 도입했다. 지난해 9월 시행한 25% 선택약정할인은 2년간 매월 통신요금의 25%를 할인받도록 한 제도인데 고가요금제를 이용하는 고객은 기존보다 2~3배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게 됐다. 기초연금 수급자를 대상으로 한 노년층 요금감면 정책은 특히 3분기 실적에 직접적으로 작용했다. 약 70만명이 혜택을 보면서 이통사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SK텔레콤은 3분기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3만2,07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감소하며 타격을 받게 됐다. 이동통신사업 부문 전체 매출 역시 지난해 3분기보다 8.5% 줄어든 2조4,850억원을 기록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코퍼레이트센터장은 “노년층 요금감면 정책이 3분기 실적에 온전히 반영되면서 수익성 감소가 나타났다”며 “선택약정 할인 고객수의 증가속도가 완만해지고 있어 내년부터는 수익성 회복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실적 부진을 해소할 모멘텀으로 5G기반 사업과 지배구조 개편을 구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5G장비업체를 선정한 뒤 장비호환 테스트를 마쳤고 이르면 내년 1~2월께 5G서비스 세계최초 상용화를 할 수 있을 전망이다. 5G는 가상현실(VR) 등에 필요한 속도와 기술을 제공해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모멘텀으로 평가 받는다. 또 지배구조 개편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19일 SK그룹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을 투자지주사와 사업회사(통신사)로 물적분할하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SK텔레콤 중간지주사는 사업회사뿐 아니라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ADT캡스, 11번가 등 자회사를 거느리게 된다. 통신사뿐 아니라 전자상거래, 보안 등 다양한 사업회사를 목적에 맞게 거느리게 돼 사업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게 된다. 문제점은 SK텔레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새로운 정책에 맞춰 SK하이닉스의 지분율을 기존 20.1%에서 30%까지 늘리는 데 필요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을 물적분할한 뒤 사업회사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 SK하이닉스 지분율을 10% 가량 늘리는 데 소요되는 자금 5조원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SK하이닉스 주가가 하락하는 시점에 맞춰 회사분할과 기업공개, 지분율 확대가 순차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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