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정책 전반에 정통한 관료입니다. 산업 분야의 업무 전문성과 풍부한 행정경험, 조직관리 역량과 소통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산업재산의 창출·권리화·활용 촉진 및 내실 있는 보호를 통해 기술혁신과 산업발전에 기여하고 기술 경쟁시대에 걸맞은 특허청으로 거듭나게 할 적임자입니다.”
지난 9월 청와대가 박원주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을 26대 특허청장으로 임명하면서 밝힌 변이다. 이를 통해 박 청장의 업무 스타일과 그가 이끌어갈 특허청의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
박 청장은 정통 산업부 관료다. 하지만 산하기관인 특허청과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없다. 행정고시 31회 출신으로 공직에 입문해 지식경제부(현 산업부) 산업경제정책관을 거쳐 산업부 대변인·기획조정실장·산업정책실장 등을 거쳤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그를 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성장을 이끌 지식재산 주무부처 수장으로 낙점한 것은 풍부한 행정경험, 조직관리 역량, 그리고 탁월한 소통능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 일한 선후배 관료들은 박 청장에 대해 ‘큰 귀와 낮은 목소리를 가진 소통형 리더’라고 입을 모은다. 전직 산업부 관료는 “산업 전반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전문 지식, 정책적 감각을 갖췄음에도 자신의 주장을 펴기에 앞서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대안을 만들어가는 능력이 탁월하다”며 “온화한 성품으로 선후배 사이에서도 신임이 두터운 관료였다”고 평가했다.
실제 박 청장은 지난해 9월 에너지자원실장에 임명된 후 탈원전 등 에너지 이슈가 논란이 될 때마다 산업부 대변인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언론과 긴밀히 소통하며 정부의 입장을 차분하게 설명했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기요금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내놓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한시 완화 방안도 그가 설계했다. 청장 취임 직후 바로 진행된 국회 국정감사를 무난히 치렀고 변리사시험 실무전형 도입 반대를 놓고 불거진 대한변리사회의 갈등도 차분히 조정해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박 청장 체제의 특허청은 ‘안정 속 새로운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 청장이 산업부 관료 시절 특허청과 직접적인 인연이 없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업무 스타일을 적용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선도적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진일보시키는 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특허청 개청 이래 최초로 지난 10월 조직의 살림과 인사업무를 책임지는 운영지원과장에 민간경력 특별채용(박사특채·기술직) 출신 인사를 임명하기도 했다.
박 청장은 “특허청에서 근무하셨던 여러 선배의 말씀을 통해 오늘의 특허청이 있기까지 얼마나 큰 변화와 발전을 겪어왔는지 잘 알고 있다”며 “전문성을 겸비한 특허청의 역량을 한데 모아 4차 산업혁명 선도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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