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096770)이 오는 2019년 1월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에 첫 참가해 다양한 첨단 배터리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SK(034730)이노베이션은 ‘포스트 반도체’로 배터리 부문을 적극 육성해 배터리·소재 전문 기업으로 ‘딥체인지(근원적 변화)’한다는 전략이다.
23일 정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이번 ‘CES 2019’에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배터리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기술 등을 공개한다. SK이노베이션은 SK하이닉스·SK텔레콤(017670)·SKC(011790) 등과 ‘SK의 혁신적 모빌리티(Innovative Mobility by SK)’라는 주제로 CES에 공동 부스를 꾸려 행사 참석자의 시선을 붙잡겠다는 계획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 등이 CES에 참가해 배터리 사업 홍보는 물론 글로벌 시장 흐름 조사에도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소재 사업자로의 변신은 지난해 5월 김 총괄 사장이 간담회에서 “배터리 사업 기술이 세계 최상위권인 만큼 적극적인 생산설비 투자를 추진하겠으며 오는 2025년에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하겠다”고 밝힌 후 속도가 붙고 있다. 실제 지난해 5월 이후 SK이노베이션 측은 충남 서산 공장 설비 증설 및 중국 창저우와 헝가리 코마롬 등에 공장을 신설할 계획을 밝혔으며 지난달에는 9.8기기와트시(GWh) 규모의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이 파나소닉이나 LG화학 등과 비교하면 후발 주자이기는 하지만 아직 배터리 시장이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관련 전망도 밝다. 블룸버그의 ‘뉴에너지파이낸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 규모는 지난해 110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2030년에는 전체 자동차 시장의 28%에 이르는 3,00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부문이 본 궤도에 오르는 2020년에는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가 현재의 2배가량 되는 3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커질수록 SK이노베이션의 휘발유 등 정유 부문 매출이 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매출 포트폴리오 구축 차원에서도 배터리 사업 육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소재 사업이 실제 실적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몇 년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투자가 관건이다. 올 들어 9개월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소재 사업을 포함한 기타 부문은 1,2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771억원의 영업손실 대비 손실폭이 확대됐으며 공장 증설 등의 계획이 줄줄이 예정된 향후 몇 년간 손실 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및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의지가 강한 만큼 SK그룹 차원의 배터리 부문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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