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장관들에게 세종시에서 근무하는 시간을 더 늘려달라고 강하게 주문했지만 달라진 것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공직자들이 세종청사 사무실을 텅 비우고 서울에서 업무를 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동에 따른 시간과 비용의 효율성 저하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키운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우고 장관들에게 ‘세종 근무’를 독려하고 있지만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1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주요 장관들의 경우 지난주 세종에 있었던 날은 단 하루였고 이번 주도 하루만 예정돼 있다. 사실상 주 1회만 세종에 근무하는 것으로, 각 부처 국장급 이상 간부들이 모두 세종시 사무실을 지키는 날은 장관이 내려와 간부회의를 여는 하루에 불과하다. 특히 금요일은 텅 빈다. 세종에 있는 국장 이상 간부는 손에 꼽을 정도인데 지난 8일 한 부처의 경우 단 한 명도 없었다. 이 같은 웃지 못할 풍경은 대부분의 부처에서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청와대가 점검한 결과 장차관들이 세종에서 근무하는 시간은 한 달에 4일 안팎이다. 문 대통령의 당부 사항은 그야말로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문 대통령은 1월 “영상회의를 많이 활용해서라도 각 부처 장관들이 세종시에서 근무하는 노력을 더 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 지시 이후 두 달이 지났지만 세종시에 일하는 장관과 국장급 이상 간부들을 만나기는 여전히 힘들다. 변한 게 없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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