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군인에게 연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연금충당부채가 2년째 90조원을 넘어서면서 국가부채가 지난해 1,700조원에 육박했다.
내년에 500조원을 넘는 ‘초슈퍼예산’ 편성에다 임기 내 17만명의 공무원을 채용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재정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스노볼’ 양상을 보일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가 나라 곳간 비는 줄 모르고 재정을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지방정부가 반드시 갚아야 할 국가채무(D1)는 680조7,000억원으로 국민 1인당 1,319만원에 달했다. 정부는 2일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18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지난해 국가부채는 1,682조7,000억원, 국가자산은 2,123조7,000억원이었다. 국가부채란 중앙정부가 갚아야 할 국가채무와 공무원·군인에게 장래에 지급할 연금 부담 등을 합한 금액으로 지난 2013년 1,117조원에서 2016년 1,433조원, 2017년 1,555조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추세다. 특히 전체 국가부채 중 연금충당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56%(939조원)에 달했다.
국가부채는 1년 새 126조9,000억원 증가했고 이 중 74%(94조1,000억원)는 연금충당부채가 차지해 2013년 이후 최대폭을 기록했다. 연금충당부채는 현 재직자와 연금수급자에게 지급해야 할 연금액을 추정해 현재가치로 환산한 재무제표상의 부채로 할인율 인하, 공무원 및 군인 재직자 수와 근무기간 증가로 대폭 확대됐다. 향후 연금조성액이 지급액보다 부족할 경우 정부 재원으로 메워야 한다. 재정지출을 뒷받침하기 위한 국채발행도 21조7,000억원 증가했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초연금 같은 정부의 의무지출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재정부담을 막을 수 없는 구조”라며 “무상복지를 정리하고 다른 나라처럼 행정비용을 줄이면서 2~3년 내 연금구조 개혁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31조2,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기금을 제외해 재정건전성을 판단하는 기준인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10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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