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미국 반도체 설계기업 AMD와 손잡고 자사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성능을 강화한다.
삼성전자는 AMD와 초저전력·고성능 그래픽 설계자산(IP)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3일 밝혔다. AMD는 최신 그래픽 설계자산 ‘RDNA’ 아키텍처를 모바일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삼성전자는 이에 대한 비용과 로열티를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삼성전자는 영국 ARM의 ‘말리’ 아키텍처를 라이선스 받아 엑시노스에 들어가는 GPU를 설계하고 있다. GPU는 그래픽 데이터를 화면에서 볼 수 있게 처리해주는 반도체다. 연산능력이 좋아 고용량 데이터가 늘어나는 5G·인공지능(AI) 시대에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ARM의 말리는 애플이나 퀄컴의 GPU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
AMD와의 협력은 삼성전자 AP인 엑시노스의 한 단계 진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7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19’ 기조연설을 통해 RDNA 아키텍처를 공개하며 “기존 아키텍처 대비 클록당 성능이 1.25배, 와트당 성능이 1.5배 향상됐다”고 밝힌 바 있다. 더 작은 칩의 크기에 전력을 덜 쓰면서도 성능이 개선된다는 의미다.
AMD 입장에서도 사업을 다변화할 기회로 평가된다. 그래픽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양대산맥을 이루는 AMD이지만 주된 분야는 고성능 PC와 게임콘솔이었다. 삼성전자와의 협력으로 모바일용 GPU 시장을 개척하게 되는 셈이다.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은 “AMD와 함께 새로운 차원의 컴퓨팅 환경을 선도할 모바일 그래픽 기술의 혁신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수 CEO도 “고성능 라데온 그래픽 솔루션의 모바일 시장 확장을 통해 사용자 기반과 개발 생태계를 확대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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