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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증시 영향없는 대체투자 비중 늘릴때...車·증권주 유망"

[고수에게 듣는다]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

자동차 6~7년 내리막 벗고 올해 턴어라운드

강화된 신차 라인업 호재...외풍도 견뎌낼 것

사업 포트폴리오 탄탄한 증권주 재평가 필요

고령화·베이비부머 은퇴로 꾸준한 수익 절실

중위험·중수익 금융상품 투자 수요 증가세

작년말 론칭 사모채권펀드 수익률 7% 순항

라임자산운용은 최근 자산운용업계에서 가장 ‘핫(hot)한’ 운용사 중 하나로 꼽힌다. 사모펀드 업계를 주름잡았던 여러 운용사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부진한 증시속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라임자산운용만은 꾸준한 성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변동과 상관없이 성과를 낼 수 있는 대체투자펀드를 잇따라 내놓고 있는데다 회사채 채권형 펀드는 양호한 수익을 내며 저금리에 목마른 투자자들에 단비 같은 상품이 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영입한 스타매니저인 홍정모 본부장이 운용하는 롱숏펀드도 월등한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때로는 풍랑, 때로는 잔파도가 이는 증시 속에서 라임자산운용이 다양한 부문에서 고르게 양호한 수익을 내며 순항하는 데는 원종준(사진) 대표라는 선장이 있기 때문이다. 원 대표는 우리은행 주식운용부에서 시작해 트러스톤자산운용과 브레인자산운용에서 본격적으로 주식형 펀드 운용을 맡았고 2012년 라임투자자문을 창업한, 현장 경험이 풍부한 주식 운용전문가이다. 2017년 사모전문운용사를 설립한 이후에는 직접 운용보다는 시장 판단, 투자 전략 설정 등 중요한 의사결정만 참여하고 있지만, 그의 인사이트는 여전히 날이 선 듯 예리하다. 원 대표는 “반도체를 포함해 기업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가운데 자동차·증권업은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며 “증시 변동과 상관없이 중위험·중수익을 내는 대체투자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라임자산운용 원종준 대표/권욱기자




다음은 원대표와의 일문일답.

-2·4분기 바닥을 찍을 것이라던 반도체 업종에 대한 전망이 최근 들어 갈린다. 어떻게 전망하는가.

△하반기에도 안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 IT업체들이 클라우드 센터를 짓는다고 미리 발주한 물량이 예상보다 많이 남아 있다. 게다가 기술이 좋아지면서 반도체량이 예전보다 적게 필요한 영향도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부문에 있어 화웨이 반사이익을 일부 볼 여지는 있지만 실적에 미치는 비중이 반도체에 비해 작다.

-좋게 보는 업종은?

△자동차와 5G다. 우리는 이미 5G에 투자를 해 수익을 봤다. 자동차 업종의 경우 지난 6~7년간 하락세였지만 올해 턴어라운드 하는 해가 될 것이다. 이제 팔릴만한 신차 라인업이 갖춰진 점이 호재다. 그동안 팔릴만한 차가 없었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을 많이 써야 했기 때문에 이익률이 훼손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라인에서 소비자 반응이 좋은 신차가 나오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이나 한국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나타내면서 실적도 개선될 것이다. 물론 원화 약세, 엔화 강세와 같은 환율 요인도 있지만 제일 큰 호재는 신차 라인업이다.

-2차 전지주도 유망하다고들 하는데.

△장기적으로는 좋게 본다. 그러나 ESS 화재 이슈나 중국업체 배터리 가격 경쟁의 격화 등은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방향성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시기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한 입장이다.

- 그 외에 주목하는 업종이 있나.

△증권업은 1분기에 실적이 좋았는데, 이후 주식시장이 다시 하락하면서 이익 성장이 계속 될지에 대한 의구심을 (사람들이) 갖는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투자의 시대다. 증권업이 주가지수에 연동되는 시기는 지났다. 어차피 수익에서 브로커리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예전 같지 않다. 특히 대형증권사들은 사업포트폴리오를 잘 갖춰가고 있다. 증권업의 속성이 변했다는 점을 사람들이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특히 부정적으로 보는 업종이 있나.

△1번이 생명보험사, 2번이 손해보험사다. 인구가 줄어들고 있고 저금리 시대 계속되면서 운용수익도 내기 어렵다.

-증시가 힘겨운 5월을 보내고 이달 들어 소폭 반등했다. 앞으로 어떻게 보는가.

△증시를 추세적으로 끌어 올릴 대형 섹터가 별로 없다. 때문에 무역전쟁 이슈가 완화 내지 해결된다 하더라도 잠깐 반등이 나올 수는 있지만 과거처럼 추세적으로 다시 올라가기는 쉽지 않다. 무엇보다 국내 기업 실적이 계속 하향되고 있다. 주가는 빠지면 밸류에이션이 싸져야 하는데 기업실적이 그 이상으로 하향되고 있다.

- 투자 대안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액티브 주식형 공모펀드는 산업을 크게 이끌 주도주가 없이는 힘들다. 중위험·중수익을 꾸준히 내는 대체투자에 관심을 갖고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할 때다. 특히 고령화와 베이비부머들의 은퇴로 은행이자 이상의 인컴을 꾸준히 내는 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앞으로 관련 금융상품을 많이 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최근에는 채권형 펀드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신용도 A-등급 이상 회사채에 투자하는 사모 채권 펀드를 지난해 11월 론칭해서 최근 4호까지 만들었다. 총 2,000억원이 들어왔다. 첫 펀드는 수익률이 7%까지 올라왔다. 헤지펀드이다 보니 4배까지 레버리지 쓸 수 있기 때문에 수익률이 일반 공모형 채권보다 좋다.

-사모전문운용사를 세운지 2년 만에 수탁고가 5조원으로 크게 늘었다. 비결은 무엇인가.

△실력 있는 사람들을 데려왔기 때문에 성과가 좋다. 주식운용 본부장을 영입하기 위해 8개월간 공을 들이기도 했다. 라임자산운용은 인센티브 구조가 일반 운용사와 크게 다르다. 남는 이익의 40%를 해당 팀에 준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지분도 준다. 대표인 나의 지분이 25%밖에 안된다. 나머지는 임원과 직원들이 나눠 갖고 있다. 매니저들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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