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수소 상용차 로드맵이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수소차 관련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현대차(005380)의 수소차 전략을 두고 거친 논쟁이 펼쳐졌다. 6년간 현대차가 발표했던 수소차, 그중에서도 주요 핵심인 상용차 로드맵에 대해 인프라 구축, 가격 절감 등 현실적인 방안들이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차는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은 현대차가 과연 수소 상용차를 대량 양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 2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도 ‘수소전기차 중장기 로드맵’에 상용차 계획은 없었다.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장거리 운행에 안정적이고 효율성이 충분해 미래 상용차의 대안으로 꼽힌다. 세계 국가들이 집중하는 이유다. 현대차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수소차 대중화에 앞장서며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으나, 글로벌 판매 1위는 일본에 넘어갔다. 현대차가 수소 승용차에 집중하며 넥쏘를 개발할 동안 일본과 중국 등 경쟁업체들은 수소 상용차 개발·양산에 힘을 모았다. 일본은 제작비용을 낮춰 일본에는 중소형급, 미국에는 대형급 트럭을 제작해 맞춤형 시장 공략을 하고 있다. 또 중국은 해외 수소연료전지 업체들과 손을 잡고 지난해에만 44개 모델, 1,619대를 선보이며 상용차 시장에 진입했다.
반면 현대차는 먼저 시장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용차 시장에서는 뒤처졌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수소버스를 시범운행 하거나, 해외 부품업체와 협력을 맺기에만 급급하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매년 300대 이상의 수소버스를 양산하고, 스위스 수소에너지 기업과 2025년까지 1,600대의 수소전기 대형 트럭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높은 단가·차체 부식·전방충돌방지보조(FCA) 기술 등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뒤처지는 핵심안전기술 등은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미래차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것은 기술력과 대중성이다. 현대차에게 상용차는 아픈 손가락이다. 내수는 물론 중국 등 해외에서도 밀린다. 자칫 수소차에서도 먼저 시장성을 갖출 상용차에 현대차가 밀릴지 걱정이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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