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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환율, 레벨보다 변동성이 문제"

환차손 우려 이달 1.6조 순매도

급격한 원화 약세가 결정적 이유

전방위 셀코리아 이르다 분석도





“외국인 투자가 입장에서는 원화가 급하게 약세로 가면 투자한 개별종목의 수익률과 상관없이 무차별하게 손실을 보기 때문에 무조건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A 외국계 증권사 임원)

원화 약세로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를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외국인 투자가들의 한국 주식 매도세도 거세지고 있다. 특히 연초 이후 지난 7월 말까지 국내 증시에서 총 7조원 넘게 순매수했던 외국인이 최근 환차손을 보면서 급히 주식을 매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증시의 중요한 수급주체인 외국인 자금이 돌아오기 위해서는 환율 안정이 필요하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7월31일 이후 이날까지 9거래일간 코스피시장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순매도 행진을 이어왔다. 이 기간 누적 순매도금액만도 1조5,804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원화 값은 2.8% 하락했다.

최근 외국인 매도세는 환율이 결정적이었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 증시는 글로벌 증시에서 이머징 시장으로 분류되는데다 원화 변동성까지 커지면 리스크가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외국인은 수급이 허약해진 한국 증시의 유일한 매수주체였다. 외국인은 올 들어 7월까지 코스피시장에서 7조1,930억원어치를 사들였는데 이 기간의 평균 환율은 달러당 1,151원이었다. 이때 사들인 외국인은 주가 등락을 차치하고라도 ‘평균적으로’ 환차손 구간에 진입한 셈이다.



향후 외국인의 마음을 되돌릴 핵심변수는 환율 레벨보다 방향성과 변동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환율이 가파르게 달러당 1,200원대로 올라섰지만 이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유지되기만 한다면 오히려 매도세는 잦아들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일본이나 중국과 수출경쟁을 해야 하는 한국 기업들에는 달러당 1,200원대 환율이 오히려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된다”며 “다만 원화 환율의 변동성이 줄어야 한국 증시의 리스크 프리미엄도 낮아져 외국인들이 자금을 배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원화 강세 여부와 외국인 순매수 움직임은 동행하는 편”이라며 “현시점에서 환율의 방향성을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외인 자금이 한국 증시로 복귀할지 역시 예측이 힘들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전방위적인 ‘셀코리아’에 나섰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7월31일 이후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532억원을 순매수하며 127조5,737억원어치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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