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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상만 3,000여개…빅데이터로 스마트공장 완성"

■ 삼화페인트 공주 PCM 도료공장 가보니

철강사가 주 고객...연중무휴 가동

배합·조색·포장 등 과정 자동화

생산 색상 무려 3,000여개 달해

세계 최초 불에 잘 안타는 도료

'화인코트 750NF'에 역량 집중

2일 충남 공주시 탄천면에 자리한 삼화페인트 공주공장에서 직원이 PCM 도료 생산시설에서 작업하고 있다.




2일 KTX 공주역에서 10여분을 차로 달려 도착한 충남 공주시 탄천산업단지. 6만1,000㎡ 규모의 부지 위에 알록달록한 색을 입은 공장 건물이 한눈에 들어왔다. 깔끔한 회색 벽면에 파란색, 연두색, 주황색으로 포인트를 준 이 공장은 약 2년의 공사기간을 거쳐 지난 2013년 설립된 삼화페인트(000390)의 공주 공장이다. 1~3동과 창고동으로 이뤄진 이 공장에서 120여명의 직원들은 분체도료와 PCM(Pre-Coated Metal) 도료 등 삼화페인트의 미래를 이끌어갈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날 찾은 곳은 3층 높이의 PCM 도료공장이었다. ‘미리 코팅한 금속(Pre-Coated Metal)’이라는 이름처럼,PCM 도료란 제품을 만든 후 도장하는 일반 도료와 달리 성형하기 전 상태인 금속판에 압축 방식으로 도장하는 도료를 말한다. 평평한 금속판에 도료를 입히기 때문에 도장 속도가 빨라 대량 생산이 가능한 데다 다양한 질감을 구현할 수 있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공장의 건물 등 건자재는 물론 세탁기와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과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에도 사용된다.

PCM 공장의 가장 큰 특징은 자동화다. 공장에 설치된 자동제어시스템이 고객의 다양한 주문에 맞춰 배합서를 만들며, 시너를 포함한 수많은 원재료 중 어떤 원재료를 배합라인 공정으로 입고·투입할지를 결정한다. 배합라인 공정을 통해 배합탱크로 넘어온 원료는 자동으로 섞여진다. 이렇게 배합을 마친 원료는 자동이송시스템을 통해 연화 작업을 거쳐 희석탱크로 이동한다. 이후에는 조색과 여과, 포장 등의 작업을 거치는데, 이 과정도 상당 부분 자동화된 상태다. 이홍 공주생산본부 지원파트장은 “모든 시스템을 상시 확인·제어할 수 있도록 공장과 유틸리티룸에 모니터링 시스템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삼화페인트만의 공정별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공장을 완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포장까지 마친 제품은 48시간 이내에 고객에게 배송된다. PCM 도료의 주 고객은 포스코와 동국제강, 동부제철, 세아제강 등의 철강사인데, 쇳물이 굳지 않게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고로의 특성상 이들은 연중무휴다. 이들에게 도료를 납품하는 PCM 도료공장도 마찬가지로 연중무휴 시스템을 유지하는 이유다. 편성만 공주생산본부 PCM생산팀 부장은 “가능하면 48시간 이내에 납품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사용처가 다양한 만큼 색상과 재질도 다양하게 제조된다. 편 부장은 “소비자의 요구가 굉장히 다양해지면서 현재 이곳에서 생산하는 PCM 도료의 색상만 무려 3,000여개에 달한다”며 “색상 외에도 실내에서 사용되는지, 혹은 실외에서 사용되는지에 따라 다른 원료를 적용하며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외에 늘 노출돼 있어 세척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건자재와 달리 냉장고나 세탁기 등 가전의 경우 오염에 민감하기 때문에 쉽게 세척할 수 있도록 제조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지난 1994년 프랑스 페인트 기업과 PCM용 도료 기술 도입 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PCM 도료 생산에 본격 돌입한 삼화페인트는 4년 뒤인 1998년 시화공장에 PCM 전용 공장을 설립하는 등 PCM 도료에 역량을 집중했다. 지난 2016년 3월에는 PCM 도료 생산라인을 기존 시화공장에서 공주공장으로 이전했으며, 지난해에는 기술연구소까지 설립해 연구에서부터 생산까지 공주공장에서 원스톱으로 이뤄지게 하며 생산성 확대에 나서고 있다. 유세근 삼화페인트 공주생산본부 본부장은 “연구소와 생산시설을 한 곳에 배치해 시너지를 내도록 했다”며 “실제로 생산정보나 고객 관련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등 의사소통이 좋아진데다 문제 해결능력도 한층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공주공장은 앞으로 세계 최초의 불연(不燃)성 PCM 도료 ‘화인코트 750NF’ 확산에 역량을 모을 계획이다. 불연성 도료는 불에 잘 타지 않는 특징 덕분에 사무실은 물론 주거지 등에서도 인기를 끈다. 화인코트 750NF는 건축물의 외관이나 샌드위치 패널 등에 이용할 수 있는 건축물 내외장재용 도료다. 박홍귀 메탈소재연구그룹 그룹리더는 “공업용 등에서는 이미 불연용 도료가 있었지만 PCM 도료가 불연성을 인정받은 것은 삼화페인트가 처음”이라며 “5년의 연구 끝에 지난 3월 개발을 완료했고 5월부터 양산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한국방재시험연구원으로부터 성능 인정을 받은 상태로, 국내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해외 특허 출원도 준비하고 있다”며 “샌드위치 패널의 경우 화재 시에 불을 번지게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 이 제품을 사용할 경우 불이 확산될 염려가 없기 때문에 화재예방을 확실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주=글·사진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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