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 재무부가 발표하는 하반기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이 환율관찰대상국 지위에서 제외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또 중장기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증세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홍 부총리는 1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기자들과 만나 “3가지 요건 중 한국이 해당되는 조항도 있고 아닌 조항도 있다”며 “희망사항은 제외됐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번에 제외되는 건 결코 쉬운 게 아닐 것 같다”고 밝혔다.
통상 10월 중순 발표되는 미 환율보고서는 미중무역협상 영향으로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대미 무역흑자 200억달러 초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2% 초과 △외환시장개입(순매수) 규모 GDP 대비 2% 초과 등 3가지 요건 중 2개를 충족하면 환율조작국의 전 단계인 관찰대상국이 된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2018년7월부터 2019년6월까지 203억달러로 기준점에서 불과 4억달러가 넘는다. 같은 기간 경상수지 흑자는 GDP대비 4.1%여서 두 가지 요건에 해당된다.
한국이 중장기적으로 재정수입을 늘려야 한다는 이창용 IMF 아시아·태평양국장의 지적에 대해 홍 부총리는 “중기적으로 볼 때 세입이 어렵다면 증세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으로 이해된다”면서 “정부의 5년 중기재정계획에 증세는 아직까지 전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탈루소득 확보를 강화한다거나 비과세 제도 정비 등 여러 가지 재원확보 방안이 있고 증세는 사회적 합의와 국민적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DC=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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