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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선대회장 사업보국 기려 국가에 보탬되자"

호암 추도식 3년만에 참석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삼성그룹 사장단 50여명과의 오찬에서 “선대 회장님의 사업보국 이념을 기려 우리 사회와 나라에 보탬이 되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사장단 모두를 대상으로 모임을 주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19일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진행된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32기 추도식 직후 열린 그룹사 사장단과의 오찬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오찬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윤부근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사장단 전부를 앞에 두고 “나라에 보탬을 되도록 하자”고 강조한 만큼 삼성그룹이 ‘상생’ 경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 부회장은 이달 초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기념 방송에서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상생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추도식에는 이 부회장 외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 관장과 딸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2면으로 계속 /용인=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이재용(뒷줄)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 부회장의 모친인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이 19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린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32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19일 경기 용인의 호암미술관 인근 삼성그룹 선영에는 여느 때와 달리 이른 시간부터 중대형 차량이 하나둘 모습을 보였다. 오전 10시께는 검정색 제네시스 차량이, 20여분 뒤에는 옅은 색의 카니발 차량이 호암미술관 앞 도로를 지나갔다. 검정색 제네시스 차량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카니발 차량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 관장과 이 회장의 딸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이 타고 있었다. 10시50분께는 삼성그룹 사장단이 탄 중형차 수십 대가 호암미술관 인근에 당도했다. 누구보다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이 이른 시간부터 용인에 모인 것은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추도식 참석 때문이다.



19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개최된 이병철 창업주 32기 추도식에 3년 만에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7년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구속수감으로, 지난해에는 해외 출장을 이유로 각각 추도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추도식에는 이 부회장 외에도 이 부회장의 모친인 홍 전 관장과 동생인 이서현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 부회장과 홍 전 관장은 2015년 5월 야구장에서 나란히 사진이 찍힌 후 4년여 만에 언론에 다시금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 회장은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2014년부터 줄곧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오는 22일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2차 공판 및 부친의 와병 등 갖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가족들과 개인사 등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등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 50여명도 참석해 호암의 창업정신을 되새겼다. 삼성그룹의 호암 추도식은 예전처럼 이 부회장 등 가족들이 먼저 도착해 참배한 후 사장단이 참배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홍 전 관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 등은 추도식 직후 자리를 떴다.



이 부회장은 추도식 직후 삼성그룹 사장단과 별도 오찬 자리를 갖고 호암의 ‘사업보국’ 이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사 사장단 전부를 대상으로 한 모임을 주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사장단에 “추도식에 참석해주신 분들께 저희 가족을 대표해 점심 대접을 하고 싶어 자리를 마련했다”며 “안팎의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흔들림 없이 경영에 임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선대 회장님의 사업보국 이념을 기려 우리 사회와 나라에 보탬이 되도록 하자”며 “또한 지금의 위기가 미래를 위한 기회가 되도록 기존의 틀과 한계를 깨고 지혜를 모아 잘 헤쳐나가자”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이 호암의 ‘사업보국’ 이념을 강조한 만큼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상생경영에 보다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생경영 행보는 인재양성과 일자리 창출이 중심이 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올 초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를 만나 “미래 인재를 지속적으로 육성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으며 같은 달 홍영표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는 “일자리 창출은 우리 책임인 만큼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이날 “위기가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미래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 대한 고민도 엿보인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과 글로벌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수요 감소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반 토막이 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돼 향후 수년간 영업이익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올 6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IM(IT·모바일) 부문 사장단과 경영전략 점검회의를 연 자리에서도 “지금은 어느 기업도 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며 위기감을 나타낸 바 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육성을 위한 ‘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13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지만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생산 중인 중국의 화웨이와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 등 중화권의 기세가 만만찮다. 삼성전자의 올 3·4분기까지 전체 매출에서 중국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9%포인트 하락한 24%를 기록하는 등 중국에서의 영향력도 떨어지고 있다.

이 부회장이 “기존의 틀과 한계를 깨고 지혜를 모아 잘 헤쳐나가자”고 강조한 만큼 삼성 특유의 ‘초격차’ 전략을 통해 해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인공지능(AI)과 전장과 같은 신사업 육성을 위해 외부인재 영입 등을 통한 공격적 전략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 3·4분기까지 연구개발(R&D) 부문 누적 투자액만 사상 최대인 15조2,737억원을 기록하는 등 기술력 향상에도 힘쓰고 있다.

한편 이 부회장 일가에 앞서 이재현 CJ그룹 회장 일가가 이날 오전9시께 선영을 찾아 추모식을 진행했다. 이재현 회장 내외를 비롯해 이경후 CJ ENM 상무,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등이 참석했다. CJ그룹과 삼성 측은 상속분쟁이 불거진 2012년 이후 같은 날 시간을 달리해 그룹별 추모식을 진행 중이다. 이날 오후6시께는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이재현 회장을 제주(祭主)로 하는 제사가 진행됐으며 범삼성가 인사들이 집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그룹에서는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등 계열사 사장단이 이날 오후 선영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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