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이 독일 오피스 빌딩을 매각해 약 1,700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두면서 유럽 부동산 시장에서 두 번째 ‘잭팟’을 터트렸다. 미래에셋은 그동안 유럽지역에서 매입한 부동산들을 팔고 미국 내 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모양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쾰른시청사 건물의 매각계약을 최근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쾰른시 중심구역에 위치한 이 건물은 시에서 세 번째 규모(10만3,593㎡)로 시가 100% 임차하고 있다. 오피스 2개동 및 주차동으로 구성돼 있다. 독일 최대규모 공연, 경기장인 랑세스아레나를 둘러싸듯 개발된 오피스빌딩으로 아레나는 빼고 매입했다.
미래에셋은 지난 2015년 10월 해외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로 투자금을 모집해 이듬해 2월 3억6,500만유로에 이 건물을 인수했다. 매각금액은 5억 유로에 육박해 1억2,500만유로(약 1,700억원)의 매각 차익을 얻게 됐다. 연 8% 수준의 배당을 포함한 내부 수익률(IRR)은 연 10% 중후반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 6월에는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오피스빌딩(T8)을 매입 2년 만에 4억유로에 매각하며 약 1,600억원의 시세차익 및 연 7%대의 배당 등 연25%(IRR)의 수익을 내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는 다른 증권사 및 운용사들과는 차별화된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국내 증권사와 운용사들은 앞다퉈 유럽의 오피스빌딩을 사들여왔다. 일례로, 프랭크나이트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들은 올 들어 9월 말까지 프랑스 파리 일대(Greater Paris)의 오피스빌딩에 32억유로를 투자했다. 이는 9월 말까지 거래금액 138억유로 중 23%에 해당하는 비중이며 외국인 투자금액의 43%에 달하는 금액이다.
그러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 들어 두 건을 연달아 매각하면서 유럽에는 영국 런던 시티에 위치한 올드베일리 오피스빌딩과 아마존이 임차인인 폴란드 물류센터만 남겨둔 상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유럽 내 일부 자산을 매각한 것은 매입했던 빌딩들의 가격이 충분히 올라 매각 시점이 무르익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그동안 유럽 부동산 투자시 추가 수익을 줬던 환스와프에 따른 이익(프리미엄)도 갈수록 떨어지는 점도 작용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쾰른시청사의 경우 아직 펀드 만기가 남았지만 매각 타이밍이라고 생각해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 들어 미국 내 자산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최근 미국 내 최고급 호텔 15개를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8억달러(약 6조9,142억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 딜 클로딩은 내년 3월께로 예정돼 있다. 최창훈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T8에 이어 성공적인 자산매각을 이뤄낸 것은 투자자에게 우량자산을 제공하고자 하는 목표를 공유하고 매입·운용·매각 등 모든 단계에서 유기적으로 업무를 진행한 결과”라며 “시장에서 쌓아온 미래에셋의 브랜드 가치가 훌륭한 자산이 돼 앞으로도 더욱 좋은 투자 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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