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파생결합펀드(DLF) 제재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차기 회장에 손태승 현 회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한 가운데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이를 존중한다는 뜻을 시사했다.
은 위원장은 2일 정부서울청사 기자실을 방문해 손 회장 단독 추천에 대해 “금융당국이 전지전능하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이 옳은지 나쁜지 모르겠다”며 “우리금융 지분을 갖고 있는 예보가 판단했을 것이고, 그런 부분을 존중해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금융감독원도 스케줄대로 제재심을 열면 되고 우리금융도 내부 인사가 있을 수 있고 주주총회가 다가오고 (회장) 임기도 다가오니 금감원 결정이 날 때까지 기다리며 미룰 수가 없다”며 “각자 일정대로 역할을 하면 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그때 가서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의 16일 제재심을 앞두고 우리금융이 지난해 말 전격적으로 임원추천위원회를 열면서 당국이 불편한 심기를 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다소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 위원장은 ‘단독 추천 결정을 사전에 들었나’라는 질문에는 “임추위에서 논의한다는 것은 들었지만 누가 단독 후보가 됐다는 것까지는 듣지 못했다”며 “임추위 개최 시점이 빠른지, 느린지의 부분 등에서도 금융위원장이 가르마 타듯이 (방향을) 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지주에 투자한 사람도 자기 이해에 따라 결정을 했을 텐데, 그것을 우리가 속도를 조절하라고까지 할 필요는 없다”며 “법과 절차가 있으니 그에 맞춰서 정도(正道)를 걷겠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차기 기업은행장에 대해서는 “내부냐 외부냐도 중요하지만 그 기관에 최고 좋은 사람이라는 측면에서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소비자보호법의 국회 통과가 기대돼 (금감원 내 소비자 보호 조직) 인원과 기능이 확대될 것”이라며 “부원장보 자리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은 위원장은“금감원은 당연히 늘리고 싶어하는 것이고 우리도 꼭 필요한 것이라면 굳이 반대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생각이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이견이 있고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다소 부정적인 뉘앙스를 내비쳤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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