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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증권 누가 더? 라임펀드 판매액 헷갈리네

재간접펀드 '형식적 중복 계산'

실제 판매 잔액은 은행이 많아

복잡한구조 탓 자산정리 쉽잖을듯





라임펀드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완전판매 문제 제기가 나오는 가운데 금융회사별 펀드 판매 규모가 혼선을 빚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판매 잔액이 은행을 웃돌았지만 이는 라임운용의 복잡한 펀드 설정방식에 따른 ‘허수’ 판매액 계산 때문으로 해당 증권사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회사별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잔액은 지난해 7월 말 기준 대신증권이 1조1,76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 1조648억원, 신한금융투자 4,437억원, KB증권 4,224억원 신한은행 4,214억원 순이었다. 총 5조7,217억원의 판매설정 잔액 중 증권사가 약 65%, 은행이 35%를 차지했다. 11월 말 기준 판매액은 4조3,48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대신(8,479억원), 키움(5,914억원) 등 증권사들의 판매액이 은행에 비해 월등히 많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이는 투자자 대상 판매액이 아니기 때문에 불완전판매 소지는 없거나 작다는 입장이다. 라임운용의 경우 수십억~수백억원 규모의 수백 개 자펀드를 설정해 플루토FI·테티스 등으로 알려진 사모사채·메자닌·무역금융펀드 등 수천억원 규모의 대형 모(母)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 형태로 운용해왔다. 모펀드에 재투자하는 과정에서 형식상 판매액이 잡혔을 뿐이라는 것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일반투자자 대상 판매액은 0원”이라며 “판매액은 전액 자펀드의 수탁사들이 설정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A은행에서 1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설정한 후 이 중 50억원은 국공채에 투자하고 50억원을 B증권사를 통해 라임의 플루토FI에 재투자할 경우 판매액은 A은행 100억원, B증권사 50억원 등으로 판매액은 총 150억원을 중복 계산된다. 실제 문제가 생긴 펀드의 금융사별 판매액은 금감원이 성일종 의원실에 밝힌 우리은행 3,259억원, 신한금융투자 1,310억원, 하나은행 960억원, 대신증권 690억원이다. 문제는 복잡한 재간접 구조로 인해 향후 펀드 손실에 따른 투자자 배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라임펀드는 엄밀히 말하면 법상 ‘모자’펀드와는 다른 구조다. 일반적인 모펀드는 실체가 하나인 펀드지만 라임운용은 ‘개념상의 모펀드’를 실제로는 여러 개로 나눠 여러 증권사에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일부 자산의 손실 상각을 할 경우 투자자 손실 배분이 복잡해진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펀드 구조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펀드 자산 정리가 쉽지 않아 환매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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