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생활가전을 앞세워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생활가전 부문은 지난해 처음 매출액 20조원을 돌파했으며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예년과 마찬가지로 4·4분기로 가면서 실적 부진이 심화됐고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한 스마트폰 사업은 적자가 지속됐다. TV 사업도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30%가량 줄었다. LG전자가 앞으로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가전뿐만 아니라 경쟁이 치열한 TV 사업, 19분기째 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 등에서 유의미한 반등 요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전장 사업 등의 수익성 개선도 요구된다.
LG전자는 30일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액이 62조3,06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3년 연속 연간 매출 60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2조4,361억원으로 전년 대비 9.9% 줄었다. 생활가전(H&A) 사업본부가 실적 호조를 견인했다. H&A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 20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생활가전 부문의 영업이익은 1조9,962억원로 전년 대비 29.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9.3%를 달성했다.
다만 생활가전을 제외한 다른 사업본부의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 사업본부의 매출액은 16조1,516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0.9%)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9,801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줄었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성수기 시장 경쟁 심화와 마케팅 비용 증가로 실적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올해 대형 스포츠 이벤트인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48인치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출시하고 프리미엄 제품 강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레드 TV는 전년 대비 30~50%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도 매출액 5조4,654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적자(-1,949억원)가 계속됐다. 전장 사업은 애초 올해 말께 흑자 전환을 목표로 했으나 현재로는 목표 달성이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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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해 4·4분기 1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연간 총 영업손실액도 1조원을 넘겼다. 듀얼스크린으로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베트남 공장 이전으로 비용 감소에 나섰지만 전체적인 스마트폰 판매 둔화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MC 사업본부는 지난해 총 1조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7,890억원)보다 2,000억원 이상 적자가 늘어났다. LG전자는 “북미 등 해외 시장에서 보급형 스마트폰의 판매가 감소해 매출이 줄었다”며 “매출 감소와 마케팅 비용 증가, 연말 유통재고 조정 등의 영향으로 영업손실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올해 5세대(5G) 이동통신을 적자 탈출의 기회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프리미엄부터 보급형까지 다양한 5G 모델을 국가별 상황에 맞춰 적기 출시해 5G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다음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0에서 올해 플래그십폰인 V60 씽큐를 공개할 예정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악화되는 ‘상고하저’ 흐름은 지난해도 계속됐다. LG전자는 지난해 에어컨 등 사계절 가전 확대로 상고하저를 탈피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4·4분기 실적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LG전자의 지난해 4·4분기 매출액은 16조612억원, 영업이익은 1,0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1.8%, 34.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의 3분의1 수준에 그쳤다.
/고병기·권경원·변수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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