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대책으로 중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의 감염 여부 등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발열 여부 등 자가진단 결과를 별도 제작한 어플리케이션(앱)에 입력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지만 제대로 정착되지 않아 사실상 구멍이 났다는 지적이다. 중국 입국자 가운데 매일 최소 600여명이 자가진단 결과를 입력하지 않아 입력 독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도입된 ‘자가진단 앱’에 결과를 입력하지 않아 국민연금공단 콜센터 등으로부터 ‘정보를 입력하라’고 독촉 전화를 받고 있는 중국을 경유한 입국자가 하루 6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자가진단 결과를 제대로 입력하지 않는 입국자에 대해 국민연금공단이 운영하는 콜센터를 포함해 3군데 콜센터에 각각 200명씩 명단을 하달해 자가진단 결과를 입력하도록 독촉하고 있다. 단순 계산하면 하루 600명의 국내·외국인이 중국서 입국하고 난 뒤 앱에 자가진단 결과를 입력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달 초만 해도 하루 1만3,000여명에 달하던 중국 입국자는 지난 13일부터는 하루 4,000여명으로 유지되고 있다. 중국 입국자 가운데 15%가 사실상 방역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다.
자가진단 앱은 중국서 입국한 후 14일 동안 발열이나 기침, 가래, 오한, 호흡곤란 여부 등을 스스로 체크한 후 앱에 입력해야 한다. 정부는 이 앱을 통해 입국자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 하게 된다. 앱 가입자는 매일 오전 10시에 입력 알람 문자를 받게 된다. 이때 입력을 하지 않으면 오후 2~4시, 입국 2일 차 밤 24시에 입력 독촉 문자가 날아온다. 3번의 문자를 받고도 자가진단 결과를 입력하지 않으면 국민연금공단 콜센터 등으로 넘겨져 직접 전화를 받게 된다.
국민연금 콜센터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매일 200명의 입력 독촉 명단을 받고 있는데 60~70%가 중국인”이라며 “앱을 이용하지 않은 이유를 물어보면 국적과 관계없이 ‘깜빡했다’거나 ‘귀찮다’는 대답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콜센터에는 30명의 전담인력이 배치돼 있지만, 200명에 일일이 전화하는 데 대해 고충을 토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가운데 10~20%는 아예 전화조차 받지 않는 등 비협조적이어서 경찰이 직접 찾아가 건강 상태 등을 체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시국에 공권력을 축내는 주범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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