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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포비아' 삼성 하노이 R&D센터 기공식 취소에 수출박람회까지 막혀

각국 韓입국제한 확대에 출장·영업·R&D교류까지 타격

베트남, 韓 다녀온 주재원까지 격리…영업 차질 불가피

대구·경북中企 수출박람회 참가 무산 판로개척 '빨간불'

中은 전역서 한국發 입국통제…美도 입국제한 배제못해

지난달 28일 한국에서 베트남 하노이로 입국한 대기업 A사 주재원 B씨가 하노이 인근 군시설에 격리됐다. B씨는 1일 자가격리로 전환됐다. /사진제공=독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가 급격히 늘며 기업들의 해외 비즈니스 활동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전 세계에 ‘코리아 포비아’가 확산하며 주요 교류국들이 빗장을 걸어 잠금에 따라 출장은 물론 연구개발(R&D) 교류, 부품 수급 등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당장 삼성전자 하노이 R&D센터 기공식이 취소되고 중소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을 위한 수출박람회도 무기한 연기됐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 주요국들이 국내 출장자들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하는 추세가 번지며 국내 기업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교류가 많은 미국과 베트남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자국 내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후 대구 지역을 여행금지를 권고하는 4단계 경보지역으로 특정했다. 현재 다른 지역의 한국발 입국자에 대해서는 검역이나 제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지만 자국 확진자 증가세가 계속될 경우 절차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베트남 삼성전자 공장


미국은 삼성전자·LG전자·현대차 등 국내 주요 기업의 최대 시장인 만큼 국내 대기업은 상반기 영업활동 계획에 차질이 생길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향후 미국이 대구 방문자 등에 대해 입국절차를 강화한다면 영업활동 등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출장자가 미국 입국 뒤 격리 조치나 방역강화 등으로 현지에 발이 묶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출장계획을 미루거나 취소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밖에 업계에서는 중국 못지않게 한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한 베트남에 대해서도 현지 영업활동 및 생산 타격을 걱정하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달 29일자로 한국발 비행기의 하노이·호찌민 공항 착륙을 불허한 상황이다. 여행객들은 물론 한국 출장을 다녀온 주재원들도 일정 기간 격리를 원칙으로 하며 현지 비즈니스 활동에 직접적인 차질을 빚고 있다. 베트남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TV, 생활가전 공장과 LG전자 스마트폰 공장 등이 있다.



대구·경북에 위치한 중소기업들은 코리아 포비아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구의 한 생활용품 업체 임원은 “대구에 바이러스 환자가 집중되기 전에도 예정돼 있던 바이어 방문이 취소돼 당혹스러웠는데 이제는 우리가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고 난감해했다. 베트남 수출박람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한 기계제조 업체도 “제품을 보내놓고 입국이 안 된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호소했다.



중국도 한국발 입국자 통제·제한 조치가 사실상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를 비롯해 동북3성(랴오닝·헤이룽장·지린)과 산둥성 옌타이, 칭다오에 이어 지난 2월27일에는 산시성 시안도 비슷한 조치에 들어갔다. 중국 내 거주지가 없는 출장자가 해당 지역들을 방문할 경우 호텔 등에 강제격리 조치를 당할 수 있어 사실상 출장길이 막힌 상황이다.

한편 기업들은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주요 기업의 생산시설 내 확진자 발생 최소화 및 생산차질 방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국내 사업장에서 총 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경북 구미 스마트폰·네트워크사업부 직원 각 1명씩, 그리고 기흥 반도체사업장의 구내식당 협력사 직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사업부 내 확진자가 발생한 직후 방역을 위해 구미2사업장 전체를 1일 오후7시까지 폐쇄했다. 해당 사업장은 지난달 22∼24일에도 첫 확진자가 발생해 폐쇄된 바 있다. 삼성전자는 확진자가 근무한 층은 3일 오전까지 폐쇄한 후 생산을 재개한다. 해당 사업장은 신모델인 ‘갤럭시 Z플립’이 생산되고 있지만 다음주 초 생산재개 시 공급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흥 반도체사업장도 확진자가 생산직이 아니라 반도체 생산라인을 정상 가동하고 있다. LG도 지난 주말 구미사업장에서 확진자가 2명 발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사업장 내 은행 직원이 지난달 29일 확진 판정을 받아 공장 일부를 폐쇄했고 LG이노텍은 1일 카메라모듈을 생산하는 1A공장 직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며 공장 전체를 폐쇄했다. 두 곳 모두 방역 조치 뒤 오는 3일 정상 가동할 예정이다. /변수연·양종곤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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