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2일 “지금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다르다”고 밝혔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구두개입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손 부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금융부문 이행현황 점검’ 회의에서 “지금은 2008년과 달리 은행발(發) 시장불안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엇보다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해 금융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지난해 9월 말 현재 국내은행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이 15.4%로 규제비율(10.5%)를 크게 웃도는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손 부위원장은 “보다 긴 호흡을 갖고 시장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이럴 때일수록 충분한 자금력과 손실감내 능력을 보유한 기관투자자가 장기적 시계에서 시장 움직임을 보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전개양상, 유가동향, 각국 경기부양조치 등 다양한 변수 움직임과 상호작용에 따라 단기적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장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금융지원 중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을 받는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에 대해 손 부위원장은 “지역신용보증재단(지신보)에 대한 인력지원, 심사업무 위탁범위 확대 등 금융권 역량을 총동원해 조속히 심사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들은 보증부 대출을 주로 받으려 하는데, 지신보에 과부하가 걸려 심사 업무가 빠르게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손 부위원장은 “중소기업 자금지원도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7,000억원 특례보증을 신설하고 중소중견기업 회사채 발행지원 프로그램(P-CBO) 지원규모를 5,000억 이상 대폭 확대될 수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선의 결과를 지향하되 최악을 대비하라는 격언처럼 굳건한 의지와 용기를 갖고 빈틈 없이 준비하고 대응하면 이번 어려움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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