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부사장과 행동주의 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주주연합이 한진칼(180640) 지분율을 40% 이상 확보했다. 반도건설이 지속해서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뜻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임시주총 등을 통해 장기전으로 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3자 주주연합은 최근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37.63%에서 40.12%로 2.49%포인트 늘렸다.
실제로 이날 3자 주주연합은 이와 같은 지분 변동을 공시했다. 앞서 13~17일까지 한진(002320)칼 종목투자자 현황을 보면 기타법인은 13일 60만6,281주를, 14일 52만2,134주를 매수했다. 이틀간 사들인 양은 지분율로 환산하면 1.9%다. 여기에 더해 기타금융 투자자는 12일 33만5,000주를 샀다. 지분율로는 0.56%다. 과거 3자 연합의 주요 주주인 반도건설이 기타법인으로, KCGI가 기타금융으로 분류된 점을 고려하면 양쪽 지분율은 2.4% 이상 증가한 셈이다. 한때 한진칼 주가가 주당 9만6,000원을 기록하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등 다양한 이유로 주가가 주당 5만원대로 내려앉자 매입에 나선 것이다. 평균 매입 가격은 주당 5만6,206원이며 총 매입 금액은 1,019억원이다. KCGI는 페퍼저축은행에 주식담보 대출을 통해 자금을 마련했다. 반도 계열사들은 반도건설 및 한길개발 등 계열사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이번 지분 매입을 반영하면 주주연합 지분율은 KCGI가 18.69%, 반도건설이 14.95%, 조 전 부사장 측이 6.49%로 40.12%가 된다.
반도건설은 이번 지분 매입 과정에서 15%를 넘지 않았다. 15% 이상이면 기업결합신고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공개 행보가 다양한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 측은 계열사 별 자금 차입을 통해 핵심 계열사가 이자 수익도 누릴 것으로 보인다. 반도 계열사들이 몇% 이자율로 자금을 대여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일반적으로 계열사간 차입은 4.6%가 적용된다. 핵심 계열사 반도건설 등은 상당한 이자수익도 누릴 전망이다.
주주연합의 지분율이 40%를 넘으면서 조원태 회장 측의 부담도 커지게 됐다. 조 회장 측 지분율은 오너 일가 및 특수관계인(22.45%)과 델타항공(14.9%), 대한항공(003490) 자가보험 및 사우회(3.8%) 등 41.12%로 추정된다. 여기에 소수지만 GS칼텍스 및 한일시멘트 등의 우호 지분도 남아있다. 최근 지분 2% 중 일부를 매각한 것으로 알려진 카카오 측의 지분 이탈을 고려하더라도 조 회장 측이 아직은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주주연합의 추가 매입 가능성도 있다. 반도건설은 주식담보 대출이나 계열사 현금 동원 등 활용할 카드가 아직 많다는 평가다. KCGI 역시 1,000억원을 목표로 추가 펀드를 조성 중이다. 현재 남은 유통 주식 물량은 15%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주주연합이 이달 27일 주총에서 ISS와 KCGS,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등 의결권 자문사들이 조 회장 측 손을 들어준 만큼 승산이 없다고 보고 임시주총 등을 통해 더 큰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라도 지분을 늘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 측 우군인 델타항공이 추가로 참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델타 측도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경영 상황이 악화하는 만큼 부담을 갖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운 백기사가 등장할 수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결국 50%+1주를 누가 갖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며 “양쪽 모두 지분 추가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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