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융지주사의 당기순이익이 15조원을 돌파하며 전년보다 30.9% 급증했다. 작년 설립된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해도 13조 4,000억원으로 14.8% 늘었다. 다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6일 공개한 2019년 금융지주회사 잠정 경영실적(연결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KB·농협·하나·우리·BNK·DGB·JB·한투·메리츠 등 10개 금융지주회사의 순이익은 15조 2,338억원이었다. 2018년보다 30.9% 늘어난 수치다. 신설된 우리금융지주를 빼도 순이익은 13조 3,616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8% 증가했다.
순이익을 권역별로 보면 은행이 우리은행 편입 영향으로 전년 보다 2조 6,153억(29.4%) 증가했다. 금융투자 부문도 주가지수연계펀드 등의 영향으로 5,676억원(22.6%) 늘었다. 보험은 신한금융지주의 오렌지라이프 편입 등으로 4,923억원(96.2%) 급증했다. 금융지주사 자회사 중 이익 비중은 은행이 64.3%로 가장 컸고 금융투자(17.2%), 여신전문금융회사(11.0%), 보험(5.6%) 등의 순이었다.
금감원은 “은행, 금융투자회사, 보험사 등이 모두 안정적으로 성장했다”며 “다만 올해는 코로나19에 따른 실물·금융 충격이 발생함에 따라 실적이 악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감원은 현금배당 지급과 자기주식 매입 및 과도한 경영진 성과급 지급을 자제하도록 하는 등 금융지주사가 손실흡수 능력을 강화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현재 금융지주의 총자산은 2018년 말(2.068조원)보다 27.1% 증가한 2,628조 6,000억원이었다. 자산 비중은 은행(1,982조 9,000억원·75.4%)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우리금융지주를 뺐을 때 총자산은 2,266조6,000억원으로, 9.6% 늘었다.
바젤Ⅲ 기준을 적용받는 은행지주의 총자본비율은 13.54%로, 0.84%포인트 빠졌다. 보통주 자본비율(11.1%)도 1.19%포인트 하락했다. 위험가중자산 증가율(34.3%)이 총자본증가율(26.5%)과 보통주자본증가율(21.3%)을 웃돈 영향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0.58%)은 부실채권 상각·매각 등으로 전년 말(0.74%)보다 0.08%포인트 하락했다. 대손충당금적립률(123.29%)은 고정이하여신 감소, 대손충당금 적립액 증가에 따라 6.52%포인트 올랐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지주사의 경영전략 및 자산, 자본 건전성 점검을 통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적인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며 “금융지주 그룹 내 내부통제도 강화해 자체적인 금융소비자보호 내실화도 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