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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전자회로 집적도 20배 이상 높이는 기술 개발

김태일 성균관대 교수-삼성전자 공동연구 성과

회로 집적도 한계 극복할 '전도성 접착제' 나와

신용카드 크기 위에 60만개 LED 배열 가능

유연기판에 적용해 웨어러블 기기 소형화 기대

김태일 교수팀이 개발한 전도성 접착제로 마이크로LED 등 전자소자들을 구부렸다 펼 수 있는 유연회로기판 위에 결합시켜 배열하는 이미지/자료제공=한국연구재단




전자회로 집적도의 한계 돌파에 숨통을 틀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회로에 들어가는 전자소자가 마이크로(μm, 1μm=백만분의 1m) 수준으로 작아지면 회로기판에 배열시 소자간 거리가 좁아지고, 전극도 서로 연결하고 배열하기가 어려워지는 데 이를 풀 수 있는 전도성 접착제를 만든 것이다.

한국연구재단은 김태일 성균관대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교수와 삼성전자 연구진이 기존 상용기술보다 전자회로 집적도를 20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전도성 접착제’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해당 접착제는 초소형(전극 크기 15μm) 전자 소자를 회로기판에 배열할 때 쓰이는데 연구진은 이를 통해 저온·저압에서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은‘30μm×60μm’ 크기의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수천개를 유연기판 위에 집적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응용하면 60만개의 마이크로LED를 신용카드보다 작은 기판(5cm x 5cm)에 100μm 간격으로 배열할 수 있다는 게 연구재단측 설명이다.

이번 전도성 접착제는 기존 상용 기술과 달리 구부렸다 펴지는 유연기판에도 적용할 수 있다. 사람 몸에 부착하기 위해 유연하게 구부러져야 하는 착용기기(웨어러블 디바이스)나 초소형 신경자극소자와 같은 생체의료기기를 한층 소형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으로 풀이된다.

고분자 접착제를 활용한 전자회로 제작공정 설명도. 먼저 회로패턴이 찍힌 전자기판 위에 고분자 접착제를 분사해 코팅한 뒤 전자소자(파란색)을 회로 전극(노란색)에 눌러 붙인다. 이어서 극자외선을 비춰 접착제를 굳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자료제공=한국연구재단




연구진은 고분자 접착제와 나노금속입자로 만든 전도성 접착제를 활용해 소자와 소자, 또는 소자와 전극을 수직으로 연결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스핀코팅이나 극자외선(UV) 노광 같은 비교적 간단한 공정을 이용했으며 공정의 온도와 압력을 100℃, 1기압 이하로 낮춰 기판의 훼손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그 결과 수 천 개 이상의 초소형 마이크로 LED를 99.9% 이상의 고수율을 유지하며 넓은 면적에도 배열할 수 있게 됐다. 온도 급변에 따른 열충격과 고온다습한 환경 속에서도 전도성 접착제 통한 소자 결합의 안정성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연꽃표면의 발수현상에서 영감을 얻어 접착제 표면의 습윤성을 조절하는 기법을 활용했다. 기판을 덮은 유동성이 있는 얇은 접착제의 피막 안정성이 피막의 두께나 소자, 전극의 표면특성에 따라 달라져 서로 접촉하거나 떨어지도록 조절했다.

이번 연구개발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구의결과는 지난 16일 국제학술지‘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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