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일자리도, 정부가 나눠주는 각종 수당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소득양극화를 막지는 못했다. 1·4분기 하위 60% 중산층 이하의 근로소득은 일제히 감소했고 가계 소비지출은 역대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소득주도 성장으로 성장률 하락을 방어했다는 정부의 자화자찬에도 코로나19의 충격은 서민에게 직격탄이 됐고 분배 악화가 점차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관련기사 6면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4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소득 하위 1분위(하위 20%), 2분위, 3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각각 51만3,000원, 174만1,000원, 278만원으로 1년 전보다 -3.3%, -2.5%, -4.2%를 기록했다. 1~3분위 근로소득이 모두 감소한 것은 지난 2017년 1·4분기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취약계층에 대한 고용충격의 여파로 해석된다. 1분위 가구의 명목소득은 월 평균 149만8,000원으로 제자리걸음을 한 반면 5분위 가구의 명목소득은 월 평균 1,115만8,00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이로 인해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전국 2인 이상 가구)은 5.41배로 1년 전(5.18배)보다 0.23배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정부가 지급하는 기초연금 등 이전소득 증가 덕에 전국 2인 가구 이상 전체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535만8,000원으로 전년 대비 3.7% 늘었다.
코로나발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계는 음식·숙박, 교육비를 중심으로 허리띠를 졸라맸다. 전국 가구(2인 이상)당 명목소비지출은 월 평균 287만8,000원으로 전년동기보다 6.0%나 급감했다.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다. 특히 1분위 가계의 소비지출은 월 평균 148만6,000원으로 1년 전보다 10.0%나 위축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녹실회의를 열어 “분배악화가 2·4분기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어 상황의 심각성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경제위기를 겪으며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는 전례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황정원·조지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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