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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싸늘한 시장 투심에도...BBB급 한양의 자금조달 성공 비결





BBB+ 한양이 회사채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비우량회사채에 대한 투심이 여전히 얼어붙은 상황에서 리테일(소매판매) 수요를 노리는 한편 사전에 투자자를 확정해 안정적으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양은 전날 2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25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A급마저 미달이 발생하는 등 양극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예상외로 흥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한양은 과거에도 여러차례 수요 확보에 실패하는 등 공모시장에서 인기있는 매물이 아니었다. 올해 건설업황이 부정적으로 돌아선 것도 부담 요인이었다. 한국신용평가는 한양에 대해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과 정부 규제 강화로 주택경기 하강 전망이 우세해졌다”며 “주택사업 의존도가 높아 실적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사전 태핑(수요조사) 결과 아무리 높은 금리를 줘도 시장에서 투자수요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자 회사는 ‘사모채같은 공모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증권사의 리테일 수요를 기대하는 한편 대규모 물량을 인수할 투자자를 사전에 거의 확정한 것이다. 희망금리는 연간 4.4%로 높은 금리 메리트를 제시했다. 이날 수요예측에는 산업은행이 희망금리 대비 -45bp(1bp=0.01%포인트), -50bp로 각각 100억원씩 참여했다. 증권사 리테일에서는 50억원의 주문이 들어와 총 250억원의 자금이 모였다.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는 리테일 수요가 큰 손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평가손실을 우려한 기관들이 AA급 이상 우량회사채에만 집중하는 동안 리테일에서 금리가 높은 비우량등급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한양도 이를 위해 증권신고서 제출이나 공시의무 등 번거로운 절차를 감수하고 공모 시장을 두드린 것으로 풀이된다. 공모채와 달리 사모채의 경우 50억 단위 대규모 권종으로만 발행이 가능해 소매판매 창구에서 소화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전에 투자자를 구할 수 있다면 사모 발행이 훨씬 간편하지만 이 경우 권종 이슈가 있어 리테일 판매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양은 앞으로도 시장과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하면서 다양한 수요처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는 이달 19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상환한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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