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1급(고위공무원단 가급·실장급) 공무원들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내준 ‘이색 과제’를 붙잡고 씨름하고 있다. 산업부가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한 산업전략을 마련 중인 가운데 성 장관이 1급마다 각기 다른 주제를 맡아 고민해볼 것을 지시한 탓이다. 10개의 세부 과제가 10명의 1급들에게 배분됐다. 특히 성 장관은 소관 업무와 다소 거리가 있는 과제를 내줬다고 한다. 통상교섭실에는 산업정책실에서 도맡던 글로벌 밸류체인 재편 전략을, 무역위원회 상임위원에게 투자유치 문제를 고민해보라는 식이다.
배경은 이렇다. 이전에 맡지 않던 분야를 고민하다 보면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게 성 장관의 판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기존의 사회·경제 문법이 뿌리부터 뒤흔들리고 있는 만큼 과감한 정책적 상상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접근 방식부터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에 해당 업무를 담당하던 쪽에서는 관련 자료 등을 전달해주며 도움을 준다. 그렇게 나온 결과물은 매주 두 차례 열리는 장차관 주재 1급 회의에서 회람된다. 1급들은 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에 다시 살을 붙이거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존에 해당 업무를 담당하던 쪽에서 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구체화한다“며 “충분히 검토된 결과물부터 차례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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