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020560)이 채권단 지원에 앞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본을 늘린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자본 확충으로 채권단의 입김이 세지며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인수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아시아나항공은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임시 주총을 열고 발행 주식 총수와 전환사채(CB) 발행 한도를 늘리는 정관 개정안을 의결했다. 정관 개정안은 출석 주주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할 주식 총수는 종전 8억주에서 13억주로 늘어나고 CB 발행한도 역시 7,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이번 자본확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따라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추진됐다.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1조3,000억원에 이어 지난 4월 1조7,000억원의 추가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HDC현산 입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자본확충은 마뜩지 않다. HDC현산은 9일 “우리의 명시적인 ‘부동의’에도 추가자금의 차입 등을 결정하고 관련된 정관 변경, 임시 주총 개최 등 후속 절차를 강행했다”며 불편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협의 없는 자본확충으로 채권단의 영향력이 비대해져 인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로 중단했던 국제선 운항을 일부 재개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미국 댈러스와 오스트리아 빈 노선의 운항을 다음달부터 재개하고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의 운항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샌프란시스코,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 미국·유럽 노선의 운항 횟수는 이달보다 늘릴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오사카’ 노선에 이어 런던(주 2회)과 파리(주 1회), 터키 이스탄불(주 1회) 노선도 운항을 재개할 방침이다. 또한 홍콩과 호찌민·하노이·방콕·샌프란시스코·LA·프랑크푸르트 노선 등의 운항은 주 1∼2회 늘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의 운항 재개는 선제적으로 노선을 열어두는 동시에 화물 공급 확대를 염두에 둔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노선 운영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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