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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와 투자]밀레니얼 세대와 ‘무전장수(無錢長壽)’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




“노후준비 어떡하지?” 이건 정년을 앞둔 50대만의 걱정은 아니다. 늘어나는 수명과 바닥으로 곤두박질 친 금리 속에 준비해야 할 노후자금은 늘었는데, 예전처럼 자산을 불리기는 어려워졌다. 이러다 자칫 ‘무전장수(無錢長壽)’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한 생각이 드는 건 밀레니얼 세대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에 출생한 이들이다. 이제 갓 경제활동을 시작했거나 직장 경력이 10년 남짓밖에 안된다. 여태껏 일 한 기간보다는 앞으로 일 할 기간이 더 많은 탓에 이들은 노후준비에 별 관심이 없을 듯 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당장 모아둔 것이 많지 않은 밀레니얼 세대가 노후준비를 하려면 절약과 저축은 기본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코로나19사태를 겪는 과정에서 은행 정기예금금리는 1%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돈을 그냥 은행 계좌에 넣어두는 것은 돈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돈을 활용해 최대의 수익을 내야 하므로 주식이 됐든 펀드가 됐든 투자는 필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밀레니얼 세대는 금융 투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밀레니얼 세대 10명 중 7명 이상이 금융 투자에 대해 호의적인 자세를 보였다. 응답자 중 11%는 ‘반드시’, 64%는 ‘대체로’로 금융자산을 투자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밀레니얼 세대가 금융자산을 투자하려는 이유다. 설문에 응한 밀레니얼 세대 중 78%는 금융 투자에 나서는 이유로 ‘저금리 극복(78%)’을 꼽았다.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큰 관심을 보인 것은 개별 주식에 대한 직접투자고, 주식형 펀드와 ETF에 대해서도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해외투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도 눈에 띈다. 응답자의 58%가 해외주식투자가 국내주식투자보다 위험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답했고, 해외주식투자를 하고 있거나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금융 투자에 대한 관심이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으로 이어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DC형 퇴직연금 가입자는 매년 한 달치 급여에 해당하는 돈을 퇴직연금계좌에 적립한다. 그리고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를 받으려고 적지 않은 돈을 연금저축에 적립한다. 그런데 DC형 퇴직연금 적립금의 80%가 예적금 등 금리형상품에 맡겨져 있고, 연금저축 적립금도 겨우 10%만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제로금리와 직면하게 된 밀레니얼 세대가 이 같은 상황을 그대로 지켜보고만 있을까. 아직 축적된 금융자산이 많지 않은 밀레니얼 세대가 이들 연금 자산에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저축에서 투자로, 국내에서 글로벌로 연금자산을 재배분하는데 있어 제로금리가 촉매 역할을 할 것이 자명하다. 밀레니얼 세대가 모바일을 활용한 금융거래에 능하다는 점도 이와 같은 자산배분을 가속하는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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